국내 리그 선수 차출 놓고 마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이 7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했다고 이란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미르 아베디니 이란축구협회(IFF) 이사는 현지 언론에 "7일 축구협회가 케이로스 감독에게서 사퇴하겠다는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란축구협회는 그의 사의 표명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다. 현지언론들은 그가 국내 리그 선수의 대표팀 차출 문제로 사표를 던졌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 준비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이달 2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대표팀 훈련 캠프를 차렸다가 이란 국내 프로축구리그 감독과 마찰을 빚었다.
이란 국내 프로축구리그의 명문 팀 페르세폴리스의 감독 블랑코 이바코비치가 핵심 선수를 차출했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탓이다.
이바코비치 감독은 "우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한창 준비해야 하는데 케이로스가 우리의 핵심 전력 선수를 쓸데없는 훈련을 한다며 빼갔다"며 "우리가 AFC 경기에서 지면 케이로스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이란 축구대표팀은 애초 두바이에서 모로코와 친선 경기를 하려고 했지만 취소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시간과 돈만 낭비했다는 비판도 일었다.
공교롭게 이바코비치 감독은 '트러블 메이커'인 케이로스 감독을 대체해 대표팀을 맡을 것이라는 보도가 종종 나오는 인물이다.
이에 케이로스 감독은 대표팀 중 페르세폴리스 소속 선수 7명을 훈련 도중 이란으로 돌려 보내버렸다.
2011년 이란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케이로스 감독은 그간 대표팀 지원 부족 등을 이유로 여러 번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이란축구협회가 반려하면서 감독직을 이어왔다.
따라서 이번 사의 표명도 자신의 통제력을 확인하려는 일종의 시위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은 진행중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서 한국이 속한 A조 1위에 올라 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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