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골프장으로 전락 우려…교육부도 "낙후 교육환경 개선이 우선" 잇단 제동
(함평=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전남도교육청과 함평군이 예산 250억원을 들여 '교육용 골프실습장'이란 명분을 내세워 골프장을 건설하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도 교육청과 함평군 등에 따르면 도 교육청과 함평군은 총 350억원을 들여 함평군 대동면 금곡리 일대 166만2천㎡에 교육용 골프실습장 건설을 추진한다.
사업 비용은 정부예산 100억원, 도교육청 예산 100억원, 함평군 예산 50억원, 민자유치 100억원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도 교육청과 함평군은 골프 인재 육성을 위해 국내 상업용 골프장(보통 6천900yd)보다 전장이 긴 18홀 규모의 골프장 실습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신지애·전인지·장수연·하민송 등 유명 골프 선수를 배출한 함평골프고의 학생뿐 아니라 국내 골프 선수들을 위한 실습장이 필요하고, 실습장이 건설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실습장 건설에 난색을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여러 차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실습장 건설에 제동을 걸었다.
교육부는 "골프장 건설보다는 노후 교육환경개선 등 투자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하고 함평군으로부터 재원을 추가로 확보해 골프장을 건설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건설에 열악한 교육재정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굳이 골프장을 건설하려면 지자체 예산 부담을 늘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10%대에 불과한 함평군이 골프장 건설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교육용 골프실습장이 나중에 일반인들을 위한 골프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김성모 함평군번영회장 등 함평 지역 인사들은 지난 6일 안병호 함평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교육용 골프실습장 유치를 위한 100억원 투자 협약을 하는 등 골프실습장 건설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4월에 있을 교육부 심사에 대비해 교육부가 요구한 재검토 사항을 보완하겠다"며 "자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최대한 예산을 충당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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