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려 정치권에서 재벌개혁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재벌총수 등 상류층이 저지른 경제범죄에 대한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8일 조세포탈, 횡령·배임 등, 역외탈세 등 범죄의 최소형량을 징역 5년 이상으로 높이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은 조세범처벌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법률에 대한 개정안이다.
2004년 이후 재벌 총수의 형량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3년 이하 징역에 5년 이하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대다수가 횡령·배임이나 탈세 등 경제범죄였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현행법상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받을 경우 집행유예가 가능하다.
박 의원은 "이는 상류층의 경제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전문가들로부터 사법 불신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번 법률안에서 연간 포탈세액이 5억∼10억원인 경우 최소 형량을 징역 3년 이상에서 징역 5년 이상으로, 포탈세액이 10억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에서 무기 또는 징역 7년 이상으로 가중처벌 수위가 강화했다.
벌금형도 포탈세액의 5배 이하에서 10배 이하로 조정되는 등 조세포탈의 형량을 독일과 미국 수준으로 상향했다.
횡령·배임, 사기 등 특정재산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수위도 한층 세졌다.
범죄 이득액이 5억∼50억원의 경우 3년 이상 징역을 5년 이상으로 올리고, 50억∼100억 원 구간을 신설해 7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도록 했다. 100억 원 이상인 경우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수위를 높였다.
또 역외탈세 가중처벌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고 연간 포탈세액이 5억~10억 미만인 경우 5년 이상의 징역, 10억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중형에 처하도록 하고 10배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박광온 의원은 "재벌총수를 비롯한 상류층에 대한 관대한 처벌이 국민의 법 허무주의만 부추기고 있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뿌리 깊은 사회적폐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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