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촉구 단체 "대통령 딸이라도 손 놓고 있겠느냐" 비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기숙사에서 여학생 200여명을 납치한지 지난 8일로 1천일을 맞은 가운데 모하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아직 돌아오지 못한 195명의 구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보코하람은 2014년 4월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 시에 있는 여학교 기숙사에서 학생 276명을 집단 납치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스스로 탈출하거나 나이지리아 정부와 보코하람의 협상 끝에 풀려났지만, 여전히 195명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AFP에 따르면 이날 부하리 대통령은 정부가 나머지 학생들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눈물이 마르지 않고 가슴이 찢어지듯 아프다. 더 많은 학생의 귀환을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이지리아의 딸들이 돌아온다면 기쁨에 심장이 요동칠 것"이라며 "정부는 이들의 무사귀환이라는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발언과 달리 부하리 대통령은 이들의 귀환에 무관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학생들이 납치된 지 2년 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적십자와 스위스 정부의 중재로 21명이 석방됐지만 이후 아무런 추가 구조 노력이 보이지 않아서다.
지난주 군병력이 또 한 명의 여학생을 찾아낸 것이 그나마 있는 성과다. 이 여학생은 자신이 출산한 6개월짜리 아이와 함께 구조됐다.
피랍 1천일을 맞아 이날 오후 수도 아부자에선 여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단체 '우리의 딸을 돌려주세요'(Bring Back Our Daughters)가 대통령궁까지 행진했다.
이 단체의 대표 아이샤 예수푸는 AFP에 "친딸이 납치됐다면 대통령이 이렇게 손 놓고 있었겠느냐"며 "부하리 대통령 딸과 마찬가지로 이 학생들도 나이지리아 국민이다. 이들을 다시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 보코하람 근거지인 보르노 주 삼비사 숲에서 접전 끝에 보코하람 세력을 소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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