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직후 이동제한 풀리길"…대규모 피해 농민들 한가닥 희망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무서운 속도로 번지던 충북 도내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9일 현재 AI 추가 의심 신고가 없었던 날이 11일째 이어지면서 방역 당국 역시 조기 종식을 기대하며 방역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달 29일 음성군 금왕읍 메추리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11일째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오리는 지난달 24일 청주시 오창읍의 육용오리 농장, 닭은 지난달 23일 음성군 삼성면 산란계 농장이 마지막 의심 신고다.
도내에는 작년 11월 16일 음성의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AI가 처음 발생했다. 이 농장은 해남 산란계 농장과 함께 가장 이른 시기에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음성을 포함해 청주·진천·충주·괴산·옥천 등 도내 6개 시·군 85개 농장으로 퍼졌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108개 농장(예방적 살처분 포함) 392만마리의 가금류가 매몰 처분됐다.
2003년 12월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사상 최악의 살처분 기록이다.
방역 당국은 잠잠해진 AI 확산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설 명절 이후 이동제한 해제도 기대할 수 있다.
방역대별로 한 달간 의심 신고가 없으면 최종적으로 AI 감염 여부 전수조사를 실시, 이상이 없을 때 이동제한 조치를 순차적으로 해제한다.
다만 AI 종식 선언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강원도 횡성의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오는 등 타 시·도는 여전히 의심 신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AI 종식 선언은 전국 모든 지역의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된 뒤 정부의 최종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
충북도는 AI 종식 선언 때까지 대규모 산란계 및 잔여 오리농가를 중심으로 방역 활동을 집중한다고 방침이다.
또 부업으로 닭과 오리를 사육하는 소규모 농장의 가금류 자진 도태를 유도하고 있다.
소규모 농장은 100마리 이하를 사육하는 곳을 말하는 데, 도내에는 3천63곳이 있다. 이들 농장은 규모가 큰 농장보다 방역이 취약해 상대적으로 AI 노출 위험성이 큰 것으로 지적받는다.
현재까지 도내 소규모 농장(농가)에서 사육하는 닭·오리 4만3천877마리 중 11%인 4천752마리가 도태됐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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