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로 교체…"사회보다가 죽을까 두렵나보다" 하차 통보에 상심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60년간 줄곧 미국 대통령 취임식 행사 진행을 맡은 베테랑 아나운서를 '해고'했다.
8일(현지시간) 미 CNN·CBS 방송 등에 따르면 1957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11명에 이르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퍼레이드의 아나운서였던 찰리 브로트먼(89)은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서 사회를 보지 않는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60년간 이어온 '전통'을 깨고 브로트먼 대신 트럼프 대선캠프 자원봉사자로도 활동한 프리랜서 아나운서 스티브 레이(58)에게 취임식 사회를 요청했다.
여느 때처럼 대통령 취임식 행사 진행을 준비하던 브로트먼은 젊은 트럼프 지지자가 그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취임식 준비위원회 결정을 지난주에 들었다.
브로트먼은 60년간 해온 일을 그만하라는 통보를 받고 크게 상심했다고 워싱턴 지역 방송 WJLA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그들은 내가 마이크를 잡고 갑자기 죽을까 봐 두려운 것 같다"며 진행자 교체 이유로 자신의 고령을 탓했다고 한다.
대신 취임식 준비위는 브로트먼의 공로를 인정해 그를 '명예 아나운서'(Announcer Chairman Emeritus)로 예우하기로 했다.
보리스 엡슈타인 취임식 준비위 대변인은 "1957년부터 수많은 미국인이 찰리 브로트먼을 취임식의 목소리로 인정했다"며 "취임식 준비위는 오는 20일 찰리를 명예 아나운서로 자랑스럽게 예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트먼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
취임식 퍼레이드 아나운서 역할을 물려받은 레이는 "우리는 찰리를 워싱턴의 풍경처럼 생각한다"며 "나는 그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음에 오는 사람일 뿐"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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