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영동군청 찾아 박세복 군수에게 고마움 전해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낯선 러시아 공부가 쉽지 않았지만, 힘들 때마다 고향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었습니다. 고향은 언제나 저에게 활력을 주는 옹달샘 같은 곳입니다"
지난해 모스크바물리기술대를 수석 졸업한 농사꾼 출신 러시아유학생 공근식(47)씨가 9일 고향인 충북 영동군청을 찾아 주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씨는 "고향 어르신들의 관심과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훌륭한 항공학자가 돼 고향의 품으로 되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동군 심천면에서 20여년간 힘든 수박농사를 지으면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틈틈이 공부해 고졸 검정고시로 대학입학 자격을 따냈다.
2004년 서른넷의 나이로 배재대 전산전자물리학과에 입학한 뒤 그곳에서 만난 러시아 교환 교수를 통해 러시아 유학을 결심, 2010년 물리학 분야 유명대학인 모스크바물리기술대 항공공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이 대학 수석졸업과 더불어 러시아 항공우주 전문잡지인 '자유로운 비행'의 지난해 5월호 표지인물로 선정돼 화제가 됐다.
활약을 전해 들은 영동군민장학회는 그의 공부를 돕기 위해 360만원의 특별 장학금을 선뜻 내줬고, 심천면체육회와 마을회도 100만원씩 학자금을 내놨다.
이에 힘입어 그는 지난해 대학원에 진학해 1학기 전 과목 A학점을 받는 등 항공학자 꿈을 야무지게 일궈가는 중이다.
박세복 영동군수를 만난 공씨는 "어디에 가서라도 '영동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 군수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이끌 과학자로 성장해 달라"고 격려했다.
공씨는 이달 말까지 고향 집에 머문 뒤 내달 4일 러시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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