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어머니는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
통일부 "김정은 모계 우상화 진행에 일부 지장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집권한 지 5년이 넘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생일을 드러내놓고 경축하지 않는 것은 어머니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2004년 사망)를 우상화하는 데 무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고령의 간부들보다 김정은이 30~40살이나 어릴 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재일교포 출신으로 북한 내 출신 성분이 좋지 않아 김일성·김정일 집권 때와 달리 최고지도자의 생일을 계기로 한 대대적인 우상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에 북한이 아무런 경축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간 이유를 무엇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김정은은 일정한 수준의 우상화에 도달했다고 본다"면서도 "(생일) 경축까지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이도 있겠고, 우상화에 일부 지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정은이 자기 생일에 경축 행사를 못 하는 것이 자신의 어머니를 공개적으로 소개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김정은 모계와 관련된 우상화를 진행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나 본다"고 답변했다.
김정은이 자신의 생일을 경축하려면 어머니에 대한 우상화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데 재일교포 출신인 어머니를 내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에서 재일동포는 출신 성분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김정일에게는 성혜림, 김영숙, 고용희, 김옥 등 4명의 부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버지 김일성의 인정을 받은 부인은 김영숙"이라며 "고용희는 세 번째 부인으로 김일성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도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백두혈통의 허구성과 관련해 "김정은은 백두혈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집권 5년 차에도 자기 어머니, 생모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며 "김정은의 어머니를 '선군 조선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어머니 이름을 내놓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자신의 생일을 대대적으로 경축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출생연도가 공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는 지난 8일 보도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최고지도자에) 올라서 5년 만에 (김정은 우상화) 강연제강(교육자료)을 만들었는데 거기에도 김정은이가 몇 년 몇 월 며칠에 태어났다는 것을 밝히지 못했다"며 "자기보다 30~40살 많은 간부를 끌고 나가야 하는데 지도자의 나이가 나가면 '이거 나보다 동생이네'라고 (간부들이) 생각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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