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동제일교회서 출범 감사예배…15개 교단 참여키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국내 개신교 주요 7개 교단이 중심이 된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 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감사예배를 올리고 정식 출범했다.
한교총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예장 합동, 예장 대신,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등 7개 주요 교단을 비롯해 기독교한국루터회, 대한예수교복음교회 등 총 15개 교단 교단장이 함께하기로 했다. 이들 교단은 교세 면에서 한국교회의 95% 이상을 차지해 한국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으로 눈길을 끈다.
한교총 공동대표인 전명구 기감 감독회장은 이날 감사예배에서 "사분오열된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역사를 뒤로하고 명실상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교총이 출범하게 됐다"며 "한국교회의 대표 교단이 모두 참여하는 역사적 쾌거를 이룩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교총은 이날 창립선언문에서 한교총의 출범은 한교연이 갈라져 나오기 이전의 한기총으로 복귀하는 것임을 명시했다.
한교총은 창립선언문에서 "한교연과 한기총은 각 단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결하며, 협조하는 단체와 함께 연합단체 출범을 진행해 나간다"며 "이는 금번 연합추진이 '제3의 단체화한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과거 자랑스러웠던 한국교회 연합단체로의 복원임을 규정한다"고 밝혔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본래 한 기관이었으나 2011년 대표회장직을 둘러싼 금권 선거 논란이 일며 둘로 쪼개졌다. 분열 후 두 단체는 각각 보수 개신교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아 왔으며 이에 통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교총은 한기총과 한교연이 분열되기 전 채택했던 한기총 2011년 7월 7일 개정(7·7정관)을 따르기로 했다. 또 선거 잡음을 없애기 위해 향후 5년간 대표회장 선거 없이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김성규 예장 합동 총회장과 이성희 예장 통합 총회장 그리고 전명구 기감 감독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하지만 한교총 출범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교총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기총, 한교연에 이은 또 다른 교단협의체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교회 통합이 아닌 분열의 실마리가 될 것이란 우려다.
특히 한기총과 통합을 논의해온 한교연은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 한교연은 지난 6일 임원회 및 회원 교단장 총무 간담회를 열고 한교총 출범 과정에 한교연이 배제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 7개 교단장이 주축이 통합을 주도하는 데 대해서도 대형 교단의 횡포라고 반발했다. 통합 논의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한교연과 한기총이며 7개 교단 대표들이 통합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교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교연은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이 아닌 제3의 단체 출범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교연은 '한국기독교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한기총과 직접 대화를 통해 기관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교계 일각에서는 한교총 출범이 과연 지속성이 있겠느냐며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출범식까지는 순조로울 수 있지만, 문제는 출범식 이후라는 것이다. 총회장들이 각 교단의 수장이기는 하지만 한교총 가입 같은 중요 사안은 반드시 총회의 결의를 얻어야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교계 관계자는 "기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나 한교연에 소속돼 있는 교단은 내부 반발 탓에 총회의 결의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교총이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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