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0시부터 여권 효력 정지…버티는 정 씨에 부담 예상
(올보르<덴마크>=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덴마크 검찰이 북부 도시 올보르 구치소에 구금된 정유라(21)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서 실물(원본)을 주덴마크 대사관으로부터 건네받아 강제송환 결정을 위한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은 9일(현지시간) 덴마크 외교부와의 사전 협의를 기반으로 해서 코펜하겐 검찰청에 요청서 실물을 직접 전달하고, 이른 시일 안에 강제송환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최재철 주덴마크 대사는 지난 7일 무하마드 아산 덴마크 차장검사를 만나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한국 당국은 또한, 그 전날 모두 합쳐 200쪽 분량으로 알려진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덴마크 검찰에 e-메일로 먼저 보낸 바 있다.
정 씨 구금과 덴마크 사법체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덴마크 검찰도 이 문제가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현안인지 안다"면서 "정 씨가 만약 송환 결정에 항소하더라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게끔 면밀히 조사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검찰은 이에 따라 요청서에 적시된 정 씨 혐의 내용을 정밀하게 구분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한국 당국에 보충 자료를 요구하거나, 덴마크 경찰에 질문 리스트를 줘 정 씨를 대면 조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덴마크 검찰은 이 과정에서 자국이 설정한 범죄인 인도 요건에 부합하는지에 주로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코펜하겐에 있는 주덴마크 한국대사관 측은 이와는 별개로 한국 외교부 본부의 지침을 받아 필요하면 정 씨를 영사면회 차원에서 만나려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한국시간으로 10일 0시를 기해 정 씨의 여권을 무효화(효력 정지)하고 덴마크 당국과 이 사실을 알렸다.
정 씨는 다만, 덴마크 당국에 구금된 채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른 강제송환 여부를 가리는 절차에 이미 진입했기 때문에 불법체류 여부를 따져 강제추방되는 경로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정 씨는 앞서 자신의 덴마크 변호사가 국선이라고 했다가 이후 대형법무법인 변호사로 드러나 비판받은 이후, 변호사를 바꾸고 조건부 자진귀국 의사마저 철회한 채 장기전 태세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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