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절제 70%, 무릎수술 25%, 항생제 57% 불필요한 처방?

입력 2017-01-10 06:00  

자궁절제 70%, 무릎수술 25%, 항생제 57% 불필요한 처방?

국제연구팀 "세계 도처에서 과잉·과소 의료 만연 심각"

'탐욕·이해관계·정보부족' 등 뒤얽힌 구조적 원인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미국에서 시술되는 자궁절제수술의 최소 16%, 최대 70%가 부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비율이 대만에선 최소 20%, 스위스는 17%가 넘는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유사하다."

여기서 '부적절'은 아예 불필요하거나 값싸고 효과적인 다른 치료법이 있는데도 굳이 효과조차 의심되는 비싼 처치를 한 것을 뜻한다.

10일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따르면, 미국·영국·호주 등 의료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전세계 곳곳에서 과잉 또는 과소 의료가 끊임없이 만연, 피할 수도 있는 위해와 고통을 주고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구팀은 '랜싯' 신년호에 게재한 '올바른 의료' 특집에서 과잉·과소 의료와 관련한 기존 주요 연구결과들을 종합, 일부 사례를 소개하고 개선책을 촉구했다. 과잉의료는 '이로움보다는 해를 초래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과소의료는 '효과적이면서도 환자가 감당할만한 의료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논문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미국의 경우 34%, 스페인은 25%가 부적절했다.

심장관상동맥조영술 촬영은 이탈리아에선 30%, 브라질에선 20%가 부적절했다. 풍성확장술이나 스텐트삽입술 같은 소위 경피적 심혈관중재수술(PCI)의 부적절 비율도 이탈리아에선 20%, 미국에선 11.6%였다.

중국에서 처방되는 항생제의 57%가 필요가 없었고 정작 항생제가 필요한 사람 중 21%는 투여받지 못했다.

이런 사례는 일부만 든 것이며, 다른 질병 치료법이나 다른 나라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곳곳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산모들에게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일부 선진국에선 갑상선절제수술이 남발되는 한편 조기출산을 예방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이 지난 40년 동안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으로 필요 없는 제왕절개수술이 매년 620만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절반이 브라질과 중국에서 시술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부국이나 빈국을 막론하고 값비싸고 때론 효과도 없는 치료술을 사용하는 반면 싸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등한시되면서 일상적으로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탐욕, 이해관계 충돌, 정보 부족을 비롯한 여러 요인이 결합해 세계적으로 제대로 된 의료를 실현하지 못하고 빈약한 의료전달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평했다.

연구팀은 과잉과 과소 의료 두 현상이 한 나라, 같은 의료제도, 동일한 병원, 심지어는 같은 환자 에게서 동시에 벌어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한정된 재원이 꼭 필요한 분야에 쓰이지 못하고 낭비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보수적으로 잡아도 2013년 기준 과잉의료 낭비액이 2천700억 달러(약 326조원)에 이르는 반면 수백만명이 가장 기본적인 의료혜택조차 받지 못한다는등 각국의 의료낭비실태를 연구[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1/10/0200000000AKR20161110177500017.HTML?from=search]한 보고서들도[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1/04/0200000000AKR20161104027700017.HTML?from=search] 부지기수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문제가 단순히 의료윤리의 부족이나 잘못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만 파악하기 보다는 적절과 부적절 의료를 가르는 '회색지대'가 광범위한데다보건의료제도와 산업 등이 구조적으로 얽혀 일어나는 증상들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제한된 자원을 갖고 지속가능하면서도 보편적인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며 보건의료는 인권에 관한 문제라는 인식하에 이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행동에 나서야 하며 이는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choib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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