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권·안전권, 세월호 참사 계기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기본권 보장 포럼·추진위원단' 구성…인권위의 헌법기구화도 논의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박경준 기자 = 세월호 참사 등을 계기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안전권과 생명권 등을 헌법에 명시할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9일 오후 전원위원회에서 개헌 논의에 대비해 '기본권 보장 강화 연구 포럼'과 '기본권 보장 강화 헌법개정 추진위원단'을 구성해 운영하는 계획안을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통해 개헌 논의 때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미래 사회변화를 고려한 기본권 강화와 국제사회에서 강조하는 보편적 인권 등을 도입하는 데 국가 차원의 인권기구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권위 사무처는 이날 전원위원회에서 ▲ 일반적 행동자유권 ▲ 안전권 ▲ 생명권 ▲ 소비자의 권리 ▲ 정보기본권 등을 새로 헌법에 명시하자는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기본권의 예시로 들었다.
이중 안전권과 생명권은 '(사)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가족들과 학자들이 세월호 사건 이후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다.
인권위는 기본권의 주체를 현행 헌법의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서도 포럼과 추진위원단을 통해 검토할 계획이다.
이미 헌법에 명시된 신체의 자유나 언론·출판의 자유, 재판을 받을 권리 등에 대해서도 보완·정비한다.
여기에 인권보호체계를 강화하고자 국가인권위원회를 헌법 기구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성호 인권위원장은 그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인권위 헌법 기구화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왔다.
다만 이들 방안이 이날 전원위원회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다.
최혜리 위원(대통령 추천)은 인권위가 나서서 개헌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생명권이 헌법조항에 들어가면 사형제도를 어떻게 할지, 양성평등을 하면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할지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상환·이은경 위원(여당 추천)과 한위수 위원(대법원장 추천)은 인권위가 스스로 헌법 기구화하자고 주장하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기본권 강화 등 관련 내용은 포럼과 추진위원단에서 논의한 이후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쳐서 국회 개헌 특별위원회 등에 제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연구자문위원회와 국회의장 출신들이 참여하는 헌법개정모임에서도 인권위의 헌법 기구화 필요성을 주장하는 만큼 기관 이기주의 논란의 염려는 없다"며 "행정부로부터의 독립성 측면에서 헌법 기구화가 낫다고 판단한다"고 위원들을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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