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서 희생자 추모음악회…유족 등 2천여명 참석
(안산=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9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로 구성된 4ㆍ16합창단이 입을 모아 '네버엔딩 스토리'를 열창했다.
"힘겨워 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아름다운 시절 속에 머문 그대 이기에~"
한맺힌듯 울려 퍼지는 노래 소리에 1∼3층 객석을 가득 채운 1천500여명의 청중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참석자들은 공연 내내 한마음으로 진상 규명과 온전한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 조기 귀환, 책임자 처벌을 기원했다.
사회를 맡은 박혜진 아나운서는 "세월호 참사 진실을 향한 그 걸음은 끝나지 않았고 현재 진행형"이라고 운을 뗀 후 "오늘은 1천일을 기념하거나 추모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오늘부터 또다시 한 걸음을 시작하겠다는 약속, 다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다짐과 약속의 마음을 담아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첫 무대에 오른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모두 천만의 서명과 리본이 오늘의 천만 촛불이 되었음을 의심하지 않고 이제부터가 진짜 진상 규명의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맞은 천일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슬픔의 날이 아니라 진실을 밝힐 수 있음을 확신하는 다짐의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권리를 온전히 회복하는 것이 바로 국민의 권리를 회복하는 척도가 되는 길이기에 우리는 천 일 동안 매일 싸웠고 진실을 가로막는 권력을 중단시키는데 주저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손을 맞잡고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최대 피해 지역에 사는 안산시민은 세월호 가족과 같은 피해자이자 이웃으로 함께 견뎌주신 고마운 분들"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 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유족으로 구성된 4·16 합창단이 '네버엔딩 스토리'와 '약속해'를 합창했다.
유족들 무대가 끝난 뒤 가수 정태춘·권진원·옥상달빛·노래패 우리나라·'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 배우들'·전인권밴드 등 음악인들의 공연이 이어져 힘을 보탰다.
음악회에는 유가족들과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 2천여 명이 함께 했다.
이웃에 사는 다섯 가족 16명과 함께 경기도 광주에서 음악회에 참석한 주부 김모(41)씨는 "아이들에게 세월호 참사 1천일의 의미를 알려주고싶어 음악회를 함께 찾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1천일을 맞아 마련한 이날 추모음악회는 4·16 가족협의회와 4·16 약속국민연대, 4·16 안산시민연대가 주최·주관하고 안산시와 서울시가 후원했다.
주최 측은 관람 요청이 쇄도해 해돋이극장 옆에 있는 700석 규모의 소극장(달맞이극장)을 추가로 대관해 희망자들을 선착순 입장시켰다.
소극장에 입장한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중계된 공연 실황을 지켜봤다.
제종길 안산시장·채인석 화성시장·김윤식 시흥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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