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기관 보고서에 해킹 증거 없어…아마추어 수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개입했다는 미국 측의 지속적 비난에 진저리가 난다고 크렘린궁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날 미국 정보기관이 최근 공개한 러시아 해킹 관련 보고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페스코프는 기밀 해제된 미국 정보기관들의 보고서는 러시아의 해킹 증거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아마추어 수준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우리가 보기에 전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아마추어적이고 감정적인 수준에서 말뿐인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보고서를 검토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에게 보고서가 전달되긴 했다. 대통령이 얼마나 자세히 그것을 검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고서에 상세히 읽은 만한 내용은 없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는 미-러 간 고위급 접촉 일정과 관련해선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에나 일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가정보국(DNI),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들은 지난 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을 분명하게 연결지으면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선을 겨냥한 작전을 지시했다고 강한 확신을 갖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의 목표는 미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훼손하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헐뜯고, 그녀의 선출 가능성과 잠재적 대통령직을 손상하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분명한 선호를 드러냈다고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관은 미국 대선을 방해하려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등의 이메일을 해킹했을 뿐 아니라, '악플러'에게 돈을 주고 소셜미디어에 악성 댓글을 달게 하는 등 폭넓은 방해 공작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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