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9일(현지시간) 다음 주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에 팔레스타인 정책의 수정을 촉구했다.
피에르 크라엔뷜 UNRWA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점점 희망을 잃어가는 현 시점에 트럼프 정부의 중동 평화 협상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가 팔레스타인 해법을 놓고 이스라엘을 견제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대립하는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는 것을 두고 중동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지난달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정착촌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는 결의안을 결의하면서 오바마 정부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당시 결의안은 찬성 14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통과됐는데 미국이 이례적으로 기권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이 중동 평화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두 국가 체제 해법을 무산시킬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친 이스라엘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때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공약했고 당선 이후에는 친이스라엘 강경파인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신임 이스라엘 대사로 지명했다.
크라엔뷜 집행위원장은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평화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라며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적 구심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전날 동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 운전자가 모는 트럭이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돌진해 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다. 트럭 운전자는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이번 사건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다시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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