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독일 자동차회사 폴크스바겐 임원인 올리버 슈미트를 체포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2∼2015년 폴크스바겐의 미국 내 배출가스 규제준수 책임자였던 슈미트는 미국 규제기관들을 속이고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은폐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주말 플로리다에서 체포됐으며 이날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슈미트를 체포함으로써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에 대한 미국 당국의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그의 체포 소식은 폴크스바겐과 미국 법무부가 벌금 등 배상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FBI 관계자는 슈미트가 자신의 진술서에서 배출가스 문제가 고의적인 조작이 아니라 기술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처럼 규제기관들을 속이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슈미트는 미국 내에서 폴크스바겐 디젤 차량을 계속 팔기 위해 배출가스 테스트에 오차가 발생한 데 대해 여러 이유를 들이대며 규제기관들을 속여왔다고 FBI는 밝혔다.
미 수사당국은 또 폴크스바겐의 간부들이 2015년 7월 조작 사실을 보고받고도 은폐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의 한 대변인은 슈미트 체포에 대해 "우리는 미국 법무부에 계속 협조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개인적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기규제 당국이 폴크스바겐 차량 배출가스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을 당시 슈미트는 미시간주 오번힐스 소재 폴크스바겐 엔지니어링환경사무소 책임자를 맡고 있었다.
슈미트는 폴크스바겐 차량의 높은 배출가스 수치에 대해 거짓된 기술적 설명을 1년 넘도록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2015년 9월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인정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1천100만 대의 디젤 차량에 배출가스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불법적인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사실을 실토했다.
폴크스바겐은 민간부문의 소송과 관련해 이미 160억 달러(19조2천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 법무부와는 200억 달러(25조원) 이상의 벌금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견해차를 좁혀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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