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한 시리아 하늘…"충돌사고 막아라" 대책 부심

입력 2017-01-10 10:59  

혼잡한 시리아 하늘…"충돌사고 막아라" 대책 부심

미-러 전투기 충돌 막기위해 소통·공조 확대 추진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시리아 군사작전에 투입된 미국과 러시아 전투기들로 영공이 혼잡해지면서 공중 충돌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 군당국은 공중 충돌사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목표물을 공격하는 미군 조종사들은 시리아 반군을 폭격하는 러시아 조종사들과 충돌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는 반군뿐 아니라 IS 목표물도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터키와 함께 시리아에서 휴전을 중재했음에도 러시아 공군기들은 매일 시리아 영공을 드나들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군 당국이 항공안전협정을 맺은 지 1년이 지났지만, 미군 조종사들은 아직도 항행규칙을 모르거나 준수할 능력이나 의지조차 없는 러시아 조종사들과의 아찔한 상황에 부닥치곤 한다.

미 공군 380 원정비행단의 찰스 코코란 사령관(준장)은 WSJ에 러시아 조종사들이 구두나 행동으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며 "우리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국제 규정을 어기고 식별 신호를 보내지 않는 것도 항공 체증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미군은 러시아 국방부에 러시아 조종사들의 이같은 행태에 관해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다.

공중 충돌 우려는 아사드 정권을 지탱하기 위해 러시아가 점차 적극성을 보이는 데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설과 크림반도 합병 등으로 이미 고조된 양국 간 긴장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군 지휘관들도 이같은 상황에서 양측 전투기가 충돌할 경우 일촉즉발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니얼 매닝 미 공군 대령은 "공중 충돌사고가 난다면 통계로 볼 때 격추보다는 기계 고장으로 인한 충돌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그러나 사람들은 일종의 악의적 행위로 격추됐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양국군 지휘부는 2015년 전투기 충돌과 격추를 막기 위해 4쪽에 달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더 나아가 양국군 간 소통과 공조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 국방부 3성 장군이 중동에서 수행하는 작전과 관련해 러시아 측 상대와 정기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밖에 국방부 내 고위 민간인이 러시아 측 상대와 6~8주마다 비디오 화상회의를 여는 방안도 들어있다. 미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중동에서도 러시아와 협력 강화를 바랄 것이라는 기대로 이같은 노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지난해 9월 시리아 데이르 에주르에서 IS 목표물을 공격하려다 시리아 정부군 수십 명을 오폭해 숨지게 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미군 측이 러시아와 공조 거부를 고집하는 바람에 벌어진 결과라고 비난했다.

매닝 대령은 현재 양측간 공조 노력으로 전쟁이 좀 더 안전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가 지상이나 공중에서 동맹군을 해칠 의도가 없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동맹군을 향한 (러시아의)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믿기 때문에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bar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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