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장애인협회 "평등한 보험적용 환영"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올해부터 '후천성' 신경인성 방광환자도 '자가도뇨 카테터 소모품'을 살 때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 됨으로써 환자단체가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됐다며 환영했다.
지난해까지는 선천성 신경인성 방광환자만 보험혜택을 누려 형평성 문제를 낳았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10일 덴마크 기업 '콜라플라스트'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보험적용으로 환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질병과 사고 등으로 후천성 신경인성 방광 문제를 겪는 환자는 2014년 기준 약 98만4천명이며, 이 중 척수장애인은 6만3천485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척수장애인 절반 이상이 스스로 소변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가 도뇨를 하는 척수장애인은 30% 미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자가 도뇨는 환자 본인이 수시로 일회용 소모성 재료(카테터)를 사용해 매일 수차례 도뇨를 행하는 것을 뜻한다.
그간 3개월 기준으로 81만원이나 드는 카테터 구매비용이 부담스러워 한번 쓴 제품을 재사용하는 척수장애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험확대 적용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자가도뇨 카테터를 90일 기준 10%(8만1천원)만 환자 본인이 내면 된다.
이찬우 척수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멀쩡하게 생활하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하루아침에 장애를 얻게 된 사람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피하게 되고 일자리도 잃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도뇨 문제는 이런 후천성 장애인에게 가장 민감한 문제"라며 "정부가 선천성·후천성 질환을 구분하지 않고 더 많은 환자가 안전하고 편리한 일회용 카테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적용을 하기로 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척수장애인협회의 의견에 간담회에 참석한 의료진도 동의했다.
이범석 국립재활병원 척수손상재활과 의사는 "카테터를 재사용하면 요로감염 등 다른 질환에 시달릴 수 있는데 이런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하나 이화여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역시 "재사용 카테터보다 일회용 카테터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나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며 "사고로 후천성 척수질환을 앓게 된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콜로플라스트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가 도뇨를 하는 사람 중 40%는 집 밖에서 수분 섭취를 꺼리고 있으며, 9%는 외출했을 때 소변을 참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다른 국가보다 주변 사람의 시선을 더 많이 의식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돼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금미 콜로플라스트 대표는 "아직 본인이 보험적용 대상자가 된 줄 모르는 후천성 신경인성 방광환자가 상당히 많다"며 "자가도뇨 제품 사용법 상담, 보험급여 등록 및 청구·환급 절차 대행, 건강한 방관관리 요령 교육 등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척수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1954년 덴마크 간호사 엘리스 소렌슨이 여동생을 위해 장루 주머니를 고안하면서 설립된 콜로플라스트는 ▲ 장루 관리 제품 ▲ 배뇨 관리 제품 ▲ 창상 및 피부관리 제품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 세계 42개국에 지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이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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