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지도부, 당 지지율 추락할 때 뭐했나" 난타전
(춘천=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레이스가 10일 춘천·경북·대구를 무대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에 출마한 주자 5명 중 영남·강원 출신은 한 명도 없는 데다 호남에 견줘 이 지역의 당세가 취약하다는 점에서 후보들은 '외연 확장'을 외치며 지역의 표심을 호소했다.
문병호·손금주·황주홍·김영환·박지원(기호순) 등 후보 중 손·황·박 후보는 고향과 지역구가 모두 호남이고, 문 후보는 수도권 지역구에서 재선을 지냈지만 고향은 전남 영암이다. 김 후보는 충청 출신이다.
이날 오전 춘천 디아펠리즈에서 열린 강원도당 개편대회에서 유세에 나선 후보들은 특히 '대세론'을 펴는 박지원 후보를 겨냥해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후보는 "전국 정당지지율 26.74%를 얻었던 지난해 4월의 지지는 다 없어졌는데 지도부는 자화자찬만 하고 있다"며 "전남 원내대표 주승용, 당대표 박지원, 이대로 가면 호남당도 아니고 전라남도 지도부가 된다"며 "지역당으로 쪼그라들고 헌정치로 물들어서는 당을 살릴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는 "국민의당만이 강원도민에게 성공적인 평창동계올림픽을 가져다 드릴 수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어떤 후보는 이만하면 잘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 투표를 한 것도 잘했다고 말한다"며 "그렇게 잘했으면 지지율이 올랐어야지, 왜 추락했느냐. 당의 전면을 '헌정치'가 가로막고 있으니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가 사라진 것"이라며 박 후보를 난타했다.
황 후보 역시 "야권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은 83.5%인데 국민의당에 의한 정권교체 가능성은 채 9.7%까지 하락했다"며 "새얼굴 새간판으로 새 출발하지 않으면 지금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최문순 현 강원지사도 우리 호남향우회가 도와 당선됐다. 박지원이 안철수를 밀어줘야 대통령이 된다"며 "박근혜 정부에는 총 한 번 쏘지 않고 '당이 망한다, 위기다'라고 하면 누가 우리에게 표를 주겠나"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누구냐. 다당제의 큰 정치판에서 큰 정치력을 발휘할 사람이 누구냐"며 "제가 당대표가 돼 안 전 대표가 주장한 결선투표제를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최근 '뉴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를 언급하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을 겨냥한 비판도 쏟아졌다.
문 후보는 "얼마 전까지 '비박(비박근혜)과의 연대에 관심있다'며 뉴DJP 연합을 이야기하던 분이 전당대회 분위기가 '자강론'으로 흘러가니까 이제 와서 당을 지키겠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며 "정치인의 입을 보지 말고 행보를 봐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날 강원도당 개편대회는 평일에 개최된 데다 당세도 약한 곳이다 보니 참석자가 200여명에 그쳐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민의당은 오후에는 경북 안동과 대구에서 각각 경북도당, 대구시당 개편대회를 개최한다. 오후부터는 최근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안철수 전 대표가 일정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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