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영태 진술 공개…"최씨, 정부 인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8)씨가 최순실(61·최서원으로 개명)씨를 통해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추천했다고 주장하는 진술이 공개됐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차씨의 첫 공판에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고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씨가 차씨를 만나 '문체부 장관에 앉힐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말하자 차씨가 얼마 뒤 김 전 장관을 추천했다"며 "최씨가 다시 김 전 장관을 대통령에게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은 대학원 제자인 차씨의 추천 덕에 장관 자리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고씨는 자신이 최씨에게 차씨를 처음 소개해줬다고도 밝혔다. 최씨가 2014년 초순께 '국가 브랜드를 재고하기 위한 각종 홍보물을 기획·제작할 적임자를 찾아보라'고 당부해 고씨가 차씨를 추천했다는 설명이다.
고씨는 '문체부 장관 추천' 발언이 오갈 당시에도 최씨·차씨와 동석해 대화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또 최씨와 차씨가 입은 특혜와 전횡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최씨가 문체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의 인사 문제를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최씨가 장관 추천을 받은 배경을 묻자 고씨는 "(최씨가) '비선 실세'니까"라고 답했다.
고씨는 차씨가 대통령 직속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계기에 관해서도 "최씨와 친분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고씨는 "차씨가 문체부 장관 인사까지 관여하다 보니 그 영향력을 이용해 정부와 관련한 각종 광고를 직접 수수하거나 다른 회사가 수주하게끔 하고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득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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