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한파 소식에 '희색'…축제장 개막 준비 분주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가뭄에 단비만큼이나 겨울 추위가 반갑네요."
'겨울축제 1번지' 강원도 겨울 축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몰고 온 이상기온에 갈길 바쁜 겨울축제 발목을 붙잡은 온기가 물러나고 10일 동장군이 '강력 한파'를 몰고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포근한 날씨 탓에 축제 개막을 줄줄이 연기, 울상을 짓던 크고 작은 도내 겨울 축제장이 오랜만에 '희색'이다.
국내 대표 겨울축제인 2017 화천산천어축제는 강추위가 찾아오자 개막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파특보가 내려진 이날 화천의 아침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갔다.
특히 11일 아침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등 축제 개막일을 전후해 영하 10도 안팎의 날씨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메인 축제장인 화천천 얼음두께는 현재 약 12∼13㎝ 두께를 보이지만 통상 하루에 2㎝가량 얼어 개막일(14일) 20㎝ 안팎의 얼음판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화천군은 최대한 얼음이 꽁꽁 얼기를 기다렸다가 13일부터 얼음벌판에 낚시 구멍을 내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얼음구멍 크기도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예년보다 넓은 4㎡당 1개씩 뚫기로 했다.
또 그동안 포근한 날씨 탓에 작업을 미뤄왔던 축제장 주변 대형 눈 조각도 9일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 등 막바지다.
눈 조각은 중국 하얼빈 빙등박람센터의 기술자들이 투입돼 만들고 있다.
국내 주요 겨울축제로 성장한 홍천군의 홍천강 꽁꽁축제'도 겨울 추위가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영하권의 기상조건이 이어진다면 예정대로 13일 개막한다는 방침이다.
꽁꽁축제는 애초 지난달 30일 문을 열기로 했지만, 홍천강에 얼음이 얼지 않아 6일로 연기, 또다시 오는 13일로 미뤄졌다.
특히 지난해 춥지 않은 날씨 탓에 축제를 전면 취소했던 탓에 올해는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을 경우 낚시터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육상에서 하는 프로그램의 횟수를 늘리고, 축제장에 임시부교 형태의 낚시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태백산 눈축제도 개막을 앞두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인공제설 작업을 통해 대형 눈조각 제작이 한창이다.
태백산 눈축제의 경우 설경이 장관이어서 앞으로 눈이 내리기를 학수고대하는 분위기다.
'겨울축제의 원조'격인 인제 빙어축제는 일주일 연기해 21일 열기로 했지만, 걱정이 앞선다.
인제 빙어축제는 2015년 극심한 가뭄과 지난해 이상 고온 현상으로 2년 연속 축제가 무산된 바 있다.
올해 축제 개최를 통해 3년 만에 재기에 나선 인제군은 이번 추위가 강력한 얼음벌판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가 높다.
인제군은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을 경우 행사를 육지에서 하는 방안을 세우는 등 축제는 정상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에서 얼음이 가장 빨리 어는 평창 송어축제도 이번 추위에 분주하다.
지난달 30일 개장한 이후 약 10cm가량의 얼음이 만들어졌지만, 안전을 위해 낚시터 이용을 제한 중이다.
하지만 육상 종목으로 맨손 잡기, 실내 낚시터, 스노 래프팅 등 눈 위에서 할 수 있는 이벤트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축제 측은 하루에 약 1cm씩 얼음이 얼면 13∼14일 15cm가량 얼어붙어 정상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축제 관계자는 "무엇보다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관광객 안전을 위해 개막일을 줄줄이 연기해 왔지만, 오늘만 같은 추위가 이어질 경우 예정대로 문을 여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뭄에 단비만큼이나 겨울다운 이번 추위가 반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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