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답사서 후배들은 무조건 뛰어야…'공청회' 열어 욕설도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의 한 사립대 역사교육학과에서 후배들이 학회장에게 경례하는 등 '군기 잡기'가 만연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교 측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 대학 역사교육학과는 체육대회를 마친 뒤 학생들을 모아놓고 이른바 '사발식'을 열었다.
사발식은 신입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학과의 일원이 되도록 모여서 술을 마시는 음주 행태다.
학생들은 학회장을 바라보고 서서 학회장을 향해 경례한 뒤 사발 식을 마쳤다.
경례 구호는 역사교육학과의 두 글자를 딴 '역, 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과에 군기 잡기가 횡행한다는 내용은 이 대학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일파만파 퍼졌다.
이 학과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현장답사에서 후배들은 무조건 뛰어서 이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발 내용이 확산하자 학내 분위기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 학생은 "시대가 어느 때인데, 요즘은 군대도 이러지 않는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추가 제보도 이어졌다.
이 대학 역사교육학과 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학과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으면 '공청회'를 열어 윽박지르고 욕설을 한다"며 "현장답사에 가서도 뛰지 않으면 욕을 먹고, 선배들이 뒤에서 화를 낸다. 문화재를 보러 온 건지 육상경기를 하러 온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학생은 "공청회는 항상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열렸고, 주로 후배들을 혼내는 자리였다"며 "항상 선배들은 '불참은 없습니다'라는 말로 후배들을 강제 집합시켰다"고 고발했다.
사태가 커지자 학교 측은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 대학 관계자는 "어떤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겠다"며 "학내에 잘못된 문화가 있으면 학교라도 나서서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