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상선·어선 충돌은 큰 인명피해로 이어져…해경 "안전수칙 지켜야"
(포항=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해상에서 어선과 상선 등 선박 간 충돌로 선원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경은 선박 충돌사고가 대부분 운항 부주의에서 발생하고 사고가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10일 오후 2시 5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 동쪽 22마일 해상에서 홍콩 선적 원목운반선 인스피레이션 레이크호(2만3천269t)와 구룡포 선적 오징어채낚기 어선 209 주영호(74t급·선장 박용득·57)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7명 가운데 4명이 실종되고, 구조된 3명 가운데 2명이 숨졌다.
해경 관계자는 "어선이 상선과 충돌하며 뒤집혀 선원이 모두 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경위를 파악하고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8일 오후에는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26㎞ 해상에서 외국 상선 C호가 제주 한림선적 어선 화룡호를 들이받아 어선이 전복됐다.
어선에 타고 있던 9명 중 선장 등 2명이 숨지고 선원 2명이 실종됐다.
같은 날 전남 여수시 삼산면 백도 해상에서도 외국 화물선과 한국 어선이 충돌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4일에는 전남 신안군 비금도 북서쪽 11㎞ 해상에서 부산 선적의 LPG 운반선이 조업을 준비 중이던 자망어선의 중앙 옆부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1명이 숨지고 선장 등 5명은 구조됐다.
어선과 상선 충돌뿐 아니라 어선끼리 부딪치는 사고도 잇따른다.
지난해 12월 3일 오전 제주시 한림 북서쪽 9㎞ 해상에서 선망어선 S호와 제주 연안복합어선 H호가 충돌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해양 선박 충돌사고의 대부분이 운항 부주의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서남해역의 해양사고 선박 숫자 706척 가운데 충돌(접촉)이 87척이다.
전체 사고 원인 가운데 선박 노후화 및 정비 불량(262척) 다음으로 운항 부주의(208척)가 많았다.
지난해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29건의 선박 충돌사고도 대부분 운항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발생한 제주 해양사고 416건 가운데 35.1%인 146건이 운항 부주의 때문에 발생했다.
해경은 "선박 충돌은 부주의로 인한 경우가 많다"며 "바다에서는 사고가 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상선과 어선 등 모든 선박이 항해나 조업 중에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주로 인한 어선 충돌사고도 잇따라 해경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5일 오후 경북 포항시 호미곶 북동방 12마일 해상에서 B호(9.77t·통발)와 S호(32t·채낚기)가 충돌해 선원 4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해경이 두 어선 선장을 상대로 음주측정을 한 결과, S호 선장 신모(66)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72%로 나타났다.
같은 날 전남 목포 해경부두 인근 해상에서 술을 마신 기관장이 몰던 어선이 바지선과 충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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