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절차 정당성 결여" 인명진 성토
김문수 "자진 탈당 안하면 제명도 검토" 압박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류미나 이슬기 기자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청산에 반발하는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 10일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며 지도부와 충돌했다.
인 비대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 후 의총을 비공개로 전환하려 했으나 출당 대상으로 거론되는 서청원 의원이 공개 발언을 신청해 약 25분간 인 비대위원장을 성토했다.
특히 전날 당 지도부가 상임전국위 재적위원을 줄여 의결정족수를 낮추는 방식으로 상임전국위에서 비대위 구성안건을 처리한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서 의원에 이어 김진태 김태흠 이우현 지상욱 의원 등도 나서 지도부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 비판하면서 의총은 3시간 30분가량 계속됐다.
김진태 의원은 "상임전국위는 참석자가 과반에 미달하자 불참한 사람을 해임해 인위적으로 정족수를 맞췄지만, 비대위가 구성되기 전에 비대위원장이 해임할 수는 없다"면서 "이러한 무리수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 비대위원장은 나더러 태극기 집회에 나가지 말라고 하는 데 탄핵 반대 의원들이 주류를 이루는 당에서 태극기 집회 참석도 허락을 받느냐"면서 "동냥은 못해도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한다"고 따졌다.
김태흠 의원은 "위임장을 내고 반성문을 쓰라는 것은 자아비판을 하라는 것이고, 누구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인민재판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의 독재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지난해 우리가 국정감사를 보이콧하고 이정현 전 대표가 단식을 했던 게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운영의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지금은 혁신한다면서 상임전국위를 저렇게 운영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친박계 핵심으로 탈당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한 윤상현 의원은 발언을 신청해 "나를 실세라고 하는데 대통령하고 직접 통화한 것은 두번밖에 되지 않는다. 따로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의총장에서 중간에 빠져나온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서청원 호위대만 깔아 놓고 가관"이라고 혀를 차기도 했다.
반면, 인 비대위원장은 의총 모두 발언에서 "저는 계파를 만들 생각도 없고, 비례대표나 정치를 할 것도 아니다"라면서 "다만 국회의원직을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국민 앞에 무언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 당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 아니냐"고 동의를 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상임전국위 절차 문제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법적 검토가 다 끝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문수 비대위원은 YTN라디오에서 "서청원 의원은 탈당계를 낸 이정현 전 대표보다 책임이 크면 크지 적지 않다"면서 "가장 명예로운 것은 스스로 탈당하는 것이고, 안되면 살기 위해서는 죽어야 한다는 각오로 제명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도부는 11일 인적청산에 찬성하는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이 대거 참석하는 토론회를 개최, 여론몰이에 나설 방침이어서 향후 이를 저지하려는 일부 친박계 핵심과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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