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해수부 장관 신년 인터뷰…"양식업 육성 박차"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정빛나 기자 = 고급 횟감으로 꼽히는 '방어'를 대량 양식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해양산업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크루즈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크루즈 펀드'가 신규로 조성된다.
선박평형수 및 한국형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 등 신산업도 본격적으로 육성된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1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방어, 대문어, 쥐치 등 국민이 좋아하는 어종을 중심으로 새로운 양식 품종에 대한 기술 개발을 추진해 해역별 대표 품목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양식은 수정란에서 부화시켜 기른 명태 새끼를 어미로 키워 다시 알을 생산하도록 하는 단계까지의 기술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의 경우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품종은 횟감이나 초밥 재료로 사용되는 방어다. 방어는 원래 겨울철 제주 인근의 깊은 바다가 주산지였지만 지구온난화 등 영향으로 어장이 점차 북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수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은 방어 완전양식을 위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4월 인공 종자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완전양식 기술이 확보되면 대량 생산할 길이 열려 수출이 탄력을 받게 되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산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다고 김 장관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참치, 연어 등 고급어종에 대한 대규모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해 양식업을 수산분야의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연 매출만 4조 원이 넘는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기업 '마린 하베스트'과 같은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아직 공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미 상당수 기업이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올해 이 분야에서 상징적인 첫걸음을 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올해 해운항만 분야 경쟁력 회복에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을 인수해 올 3월 출범하는 SM상선이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 글로벌 해양펀드 등 정부가 마련한 금융 지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출범 초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5년간 40조 원 규모인 선박평형수 시장과 10년간 300조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이내비게이션 분야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취임 초기부터 '블루칩'으로 꼽은 크루즈 산업 육성을 위해 '크루즈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첫 국적 크루즈선사인 코리아크루즈라인이 2015년 말 설립되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과다한 초기 투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연내 취항이 어려운 상황이다.
해수부는 국적 크루즈선이 최소 2천억 원인 선박을 매입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과 협의해 크루즈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펀드 형태는 민간 펀드 1천억 원을 조성하고, 정부가 10%를 출자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를 위해 해수부를 비롯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 간 논의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김 장관은 선박 신조 프로그램(선박펀드)을 크루즈선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5만∼7만t급 크루즈가 취항하려면 관광객이 최소 10만 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면서 "현재 4만 명 수준인 크루즈 수요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를 확대하고 홍보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중국의 불법 조언과 관련해 "외교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한중 수산고위급 회담을 정례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쇠창살 등 불법 시설물을 설치한 중국 어선을 즉각 처벌할 수 있도록 단속 근거 조항을 명문화한 것 역시 큰 성과"라고 말했다.
7개월째 표류하고 있는 한일어업협상과 관련해서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어업협상을 타결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정치·외교적 갈등이 수산물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치·외교적인 요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약간의 변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교역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접 국가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수출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일본과 중국, 미국 등 특정국가에 편중된 수출을 다변화하기 위해 중국에만 있는 수출지원센터를 올해 동남아 지역 등에 추가로 개소하는 한편 유럽연합(EU), 할랄 시장 등 새로운 수출 판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해운 항만청 사무관을 시작으로 30여년간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김 장관은 공직 생활 중 감당하기 힘들었던 '아픈 사건'으로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1993년),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2007년)와 함께 세월호 침몰사고(2014년)를 꼽았다.
김 장관은 "약속한 일정보다 선체 인양이 지연돼 송구스럽다"면서 "여전히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체 인양 후 조사 작업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합의하는 대로 따를 것"이라며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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