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단체 비하·강경한 이민정책·무슬림 입국금지 옹호 등 논란
세션스 낙마시 트럼프 정권 출발부터 타격 불가피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원조 트럼프맨'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가 10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 검증 무대에 섰다.
트럼프 내각 첫 인준청문회다.
하지만 출발부터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세션스 내정자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이틀간 진행되는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소수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세션스 내정자의 인종차별 논란에 화력을 쏟아부어 '트럼프 정권'의 군기잡기에 나서겠다는 복안을 지니고 있다.
CNN은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이며 공화당 청문위원들 가운데 세션스 반대자가 없어 그가 인준되지 않을 가능성은 작지만, 트럼프 각료 후보 청문회 가운데 가장 논쟁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션스 내정자에 대한 혹독한 검증이 불가피한 것은 인종차별 논란 탓이다.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을 지낸 그는 1985년 앨라배마 주에서 미국 최대 흑인인권운동단체인 NACCP를 "비미국적이고 공산당에 고무된 단체"라고 비하한 바 있다.
반면 백인우월주의단체인 KKK에 대해서는 "그들이 대마초를 피우는 것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괜찮다"고 옹호했다.
지난 10여 년간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주장하는 등 강경한 이민정책을 주장했으며, 무슬림의 일시 입국금지 등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인종주의적 주장을 거들었다.
11일 청문회에서 증언할 예정인 코넬 윌리엄 부룩스 NACCP 의장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세션스는 과거 인종차별발언으로 이미 공직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인물"이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데이비드 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국내법률국장은 이날 증언에서 세션스 내정자가 이민자나 동성애자, 여성 등 약자 인권보호에 적극적이지 못했으며 종종 적대적이었다고 증언했다.
미국 48개 주 170개 로스쿨의 교수 1천100여 명도 지난 3일 상원 법사위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세션스가 법을 공정히 집행하지 않고 정의와 평등 사상을 축소할 것"이라며 인준 거부를 촉구했다.
세션스 내정자로서는 자칫 ཛ년 전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셈이다.
그는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에 의해 연방판사로 지명됐지만 이러한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리며 인준이 거부된 전력이 있다.
당시 상원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2번째 연방판사 후보였다.
가능성은 작지만 자칫 세션스 내정자가 낙마한다면 트럼프 당선인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션스 내정자가 원조 친(親) 트럼프로서 대선 캠프의 사실상 좌장 역할을 했던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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