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30대 지적장애인이 노모 병원비로 10여 년 동안 모은 전 재산을 가로챈 4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지적장애인 강 모(38) 씨에게 접근해 사채업을 같이 하자며 속여 돈을 뜯어낸 혐의(준사기)로 최 모(45) 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이 다니는 파주시 한 성당에서 알게 된 강씨에게 접근, '사채업을 같이 해보자. 사업하려면 차량이 필요하다'고 속여 강씨 명의로 1천600만원의 중고차를 산 뒤 이를 가로챈 혐의다.
이어 최씨는 같은해 6월 초 강씨가 병든 어머니를 위해 10여 년 동안 공사현장 등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은행에 병원비 2천430만원을 모아둔 사실을 알고 "직원들 인건비를 줘야 하니 돈을 빌려 달라"고 속여 이 돈도 모두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강씨에게 운전을 가르치기 위해 차량을 산 것이라고 진술하는 등 뻔뻔함을 보이기도 했다.
사기 등 전과 14범인 최씨는 가로챈 돈 전부를 생활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의 범행은 강씨의 어머니가 지난해 11월 경찰에 고소장을 내면서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지난 5일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최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는 태어날 때부터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다"면서 "2014년 10월 고양시의 한 병원에서 강씨의 지적 능력이 7세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강씨의 부모는 강씨가 시청에 장애인 등록을 하면 취업 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 등록절차를 밟지 않았다"면서 "경찰서의 피해자 보호전담경찰관과 협의해 강씨에 대한 장애인 등록절차 등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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