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곽명일 기자 = 북한이 올해 김정은의 생일(1월8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준비하라는 내부 지시를 내리고 지역에 따라 차등을 둬 소량의 선물 배급(명절 공급)을 실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지시 하달이 늦어 준비가 부족했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선물배급은 '소박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생일을 맞아 북한 당국이 "겉으로 드러내 놓고 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정치행사들이 있었다"면서 혜산시에서는 세대별로 "명절공급으로 도루묵 2kg, 식용유 1병과 중국 고량주를 1병씩 줬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앙에서 2017년 김정은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준비하라는 지시를 지난해 12월 28일이 되어서야 내렸다"면서 "중국 고량주를 명절용으로 공급할 정도면 명절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다급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의 생일까지 불과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그 기간에 명절준비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할머니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 주민들에게는 고기를 포함해 차별적인 선물 배급이 있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함경북도의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몰라도 회령시 주민들에겐 사탕, 과자 각각 500g, 돼지고기 1kg, 술과 식용유를 1병씩 공급했다"며 "회령시는 항상 평양시 주민들과 꼭 같은 명절공급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경원군은 김정은 생일에 아무런 명절공급도 없었다"면서 "다만 간부들과 주민들이 따로 모여 '어머니 당의 품'이라는 영화문헌(다큐멘터리) 학습과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강연을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 8일 서울 연합뉴스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출생연도 공개를 꺼리는 김정은이 자신의 생일을 대대적으로 경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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