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6만5천명" vs 미얀마 "2천415명" 난민규모 이견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군의 대규모 군사작전을 피해 인근 방글라데시로 탈출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급증하는 가운데,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난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사를 파견한다.
1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치 자문역은 이날 초 틴 외무부 차관을 특사 자격으로 방글라데시에 보낸다.
사흘간의 다카 방문 기간에 초 틴 차관은 세이크 하시나 총리를 비롯한 방글라데시 측 고위 관리들을 면담하고 로힝야족 난민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예 아예 소 미얀마 외무부 부국장은 "국경 지역을 안정시키기 위한 군사작전이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양국 간 첫 회의에서 많은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쨌든 미얀마의 이번 특사 파견은 최근 군사작전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대피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앞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은 최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서 1월 5일까지 콕스 바자르의 등록된 난민 수용소와 이동식 정착지 등에 6만5천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지난 한 주간 국경을 넘은 난민이 무려 2만2천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로힝야족 탄압을 수수방관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수치 자문역이 이번 특사 파견을 계기로 로힝야족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꿀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수십만 명에 이르는 방글라데시 내 로힝야 난민송환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난민규모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가 워낙 커서 논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방글라데시는 자국에 머무는 로힝야족 난민 수를 대략 50만 명으로 추산한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난민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우려해 로힝야족에게 정식 난민 등록은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 출신의 불법 이주민으로 간주하는 미얀마는 난민 가운데 2천415명만이 자국민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미얀마군은 지난해 10월 9일 로힝야족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경찰초소 습격사건으로 경찰관 9명이 목숨을 잃은 뒤 무장세력 토벌을 빌미로 서부 라카인주의 로힝야족 거주지를 봉쇄하고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나섰다.
로힝야족 난민과 인권단체는 이 과정에서 군인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방화와 성폭행, 고문, 불법체포 등을 저지르면서 '인종 청소'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현지 상황이 부풀려지거나 날조됐다고 반박해왔다.
특히 정부 주도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로힝야족을 포함한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학살과 탄압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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