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학사비리 수사 '윗선' 정조준…청와대 개입 가능성 초점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이지헌 기자 =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숙 전 신산업융학대학장을 곧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을 구속한 특검팀의 이대 학사비리 의혹 수사가 빠르게 '윗선'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1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팀은 정유라씨가 이대에서 온갖 특혜를 누릴 수 있도록 뒤를 봐준 의혹을 받는 김 전 학장을 금명간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할 예정이다.
김 전 학장은 정씨의 이대 학사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정씨가 2014년 9∼10월 부정한 방법으로 이대 체육특기자 전형을 통과하고 이듬해 수업 출석과 과제 제출을 부실하게 하고도 학점을 딸 수 있도록 하는 데 깊숙이 관여한 의혹이 있다.
특검팀은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2일 구속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학장이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주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한 상태다.
류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그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작년 4월 류 교수에게 3차례나 요청해 최씨 모녀와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최씨와 매우 가까운 사이라며 "김 전 학장이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학장은 정씨의 이대 입시에도 관여한 정황이 있다. 남궁 전 처장은 작년 12월 15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정씨의 지원 사실을 김경숙 학장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은 정유라씨의 이대 학사비리를 주도한 인물이 김 전 학장이며 최경희 전 총장은 이를 승인하고 류 교수와 남궁 전 학장 등은 집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학장의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학장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는 작년 11월 이대에 대한 교육부 감사 과정에서는 류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말 맞추기를 요구한 정황도 특검팀에 포착됐다.
김 전 학장은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는 정씨의 학점 특혜 의혹에 관한 질의에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며 자신과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국조특위는 9일 김 전 학장을 최 전 총장, 남궁 전 처장과 함께 청문회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특검팀은 남궁 전 처장에 이어 김 전 학장을 사법처리해 신병을 확보한 다음, 최 전 총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최 전 총장도 최씨를 두 번 만났을뿐이라는 청문회 증언과는 달리 수십 차례나 통화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라씨에게 온갖 특혜를 준 이대가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을 다수 따내는 등 특혜를 누린 정황이 있는 만큼, 특검팀의 칼끝이 이대를 넘어 교육부와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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