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유라 이대 특혜' 김경숙 내일 소환…구속영장 방침(종합)

입력 2017-01-11 18:36   수정 2017-01-11 18:38

특검, '정유라 이대 특혜' 김경숙 내일 소환…구속영장 방침(종합)

학사비리 수사 '윗선' 정조준…청와대 개입 가능성 초점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이지헌 기자 =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을 12일 소환 조사한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을 구속한 특검팀의 이대 학사비리 의혹 수사가 빠르게 '윗선'을 향하는 양상이다.

특검팀은 11일 "김경숙 전 학장에게 내일 오전 10시 소환을 통지했다"며 "김 전 학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의 김 전 학장 소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학장은 정씨가 2014년 9∼10월 부정한 방법으로 이대 체육특기자 전형을 통과하고 이듬해 수업 출석과 과제 제출을 부실하게 하고도 학점을 따는 등 온갖 특혜를 누리도록 한 데 깊숙이 관여한 의혹이 있다.

특검팀이 김 전 학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것은 의혹을 입증할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은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2일 구속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학장이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주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했다.

류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그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작년 4월 류 교수에게 3차례나 요청해 최씨 모녀와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최씨와 매우 가까운 사이라며 "김 전 학장이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학장은 2014년 9∼10월 정씨의 이대 부정입학 의혹에도 관여한 정황이 있다.

남궁 전 처장이 체육특기자 전형 면접위원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지시하고 정씨가 면접장에 금메달을 들고나오도록 한 배후에 김 전 학장이 있다는 의혹이다.

남궁 전 처장은 작년 12월 15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정씨의 지원 사실을 김경숙 학장에게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대 학사비리를 주도한 인물이 김 전 학장이며 최경희 전 총장은 이를 승인하고 류 교수와 남궁 전 학장 등은 집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학장의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학장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는 작년 11월 이대에 대한 교육부 감사 과정에서는 류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말 맞추기를 요구한 정황도 특검팀에 포착됐다.

김 전 학장은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는 정씨의 학점 특혜 의혹에 관한 질의에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며 자신과는 선을 긋기도 했다.

국조특위는 9일 김 전 학장을 최 전 총장, 남궁 전 처장과 함께 청문회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특검팀은 남궁 전 처장에 이어 김 전 학장을 사법처리해 신병을 확보한 다음, 최 전 총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최 전 총장도 최씨를 두 번 만났을 뿐이라는 청문회 증언과는 달리 수십 차례나 통화한 정황이 포착된 상태다.

정유라씨에게 온갖 특혜를 준 이대가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을 다수 따내는 등 반대급부를 누린 정황이 있는 만큼, 특검팀의 칼끝이 이대를 넘어 교육부와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도 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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