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적색육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게실염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실(憩室)이란 대장 벽에 압력이 가해져 대장 벽이 약해지면서 일부가 탈출하여 생긴 작은 주머니 모양의 병변으로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 고열, 구토, 복부 경련, 복통, 변비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장 농양, 천공, 누공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앤드루 찬 박사 연구팀이 남성 의료요원 4만6천500명(40~75세)을 대상으로 26년에 걸쳐 진행한 조사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와 헬스데이 뉴스가 10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4년에 한 번씩 설문조사를 통해 적색육, 닭고기, 생선을 얼마나 자주 먹는지를 묻고 게실염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조사 기간에 764명이 게실염 진단을 받았다.
결과는 적색육 섭취 상위 20% 그룹이 하위 20% 그룹에 비해 게실염 발생률이 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그룹의 적색육 평균 섭취량은 주 12회 이상, 하위 그룹은 주 1회가 약간 넘었다.
연령,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섬유 섭취 부족 등 다른 게실염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지만, 적색육 과다섭취와 게실염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
특히 스테이크 같은 가공되지 않은 적색육 섭취가 이러한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닭고기, 생선의 과다섭취는 게실염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매일 한 번의 적색육 섭취를 닭고기나 생선으로 바꾸면 게실염 위험이 20%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적색육이 게실염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소화기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집단인 장내 세균총(microbiom)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찬 박사는 설명했다.
또 적색육 과다섭취는 낮은 수준의 전신성 만성 염증을 촉진한다는 증거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소화관'(Gut) 온라인판(1월 9일 자)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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