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공약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루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개입하는 현행 정책을 무역에서 불공정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위안화를 절하하는 행동과 동일시하는 것은 "분석적으로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때부터 공언해 온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의 위험성을 지적한 발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며 취임 후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루 장관은 중국 당국이 최근 18개월 동안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보인 행동은 교역 과정에서 불공정 이득을 보기 위해 환율을 움직이던 행태에서 멀어졌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도 지난해 10월 펴낸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과 아시아 수출국에 대한 환율조작 관련 비판 강도를 낮춘 바 있다.
루 장관은 또 "북한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고 싶다면 중국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의 경제 자유화 노력을 무시할 경우 북한 핵 프로그램 등 지정학적 이슈에서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공평무사하고 이지적으로 타당한 비판은 존중한다"며 "내 생각에는 이들이 희화화되거나 사실이 무시됐다고 느꼈을 때 오히려 뻗댄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제안한 감세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루 장관은 1980년과 2000년대 두 차례 감세안이 통과됐던 전례를 짚으며 "우리는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의 세금 감면이 막대한 적자를 부르고 경제에 큰 짐이 된 것을 확인했다"며 "단 6∼9개월 사이에 벌인 일이 10년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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