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미국에서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공허한 것이라고 CNN머니가 10일 보도했다.
미국인들을 고용할 공장이나 운영센터를 현지에 세우겠다는 것도 아니고 대형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와 이코노미스트들이 일자리 창출이라고 보는 것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윈은 그저 미국의 100만 소상인들이 미국 상품을 중국과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말했을 뿐이다. 신규 인력 채용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약속인 셈이다.
알리바바 측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와 T몰에서 미국 상인들의 실적은 빈약하다. 7천여명의 입점 상인들이 겨우 1천500만 달러 상당의 상품을 팔았을 뿐이다.
알리바바가 지난해 11월 광군제(독신자의 날) 하루 동안 178억 달러의 매출 실적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이 수치가 얼마나 초라한것인지를 단번에 짐작할 수 있다.
100만명의 미국 소상인을 알리바바의 플랫폼에 끌어들인다는 것은 지금보다 무려 142배를 늘려야 함을 의미한다.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의 벤 카벤더 이사는 미국의 소규모 자영업체들이 부대 사업으로 알리바바에 입점할 수 있겠지만 다수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인 BDA 차이나의 던컨 클라크 회장은 마윈이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계획은 제시하지 않은 채 트럼프와의 만남을 "로비성 사진촬영 기회"로 삼았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CNN머니는 마윈의 약속은 미국 행정당국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달 위조 상품 거래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타오바오를 '불량 시장' 리스트에 다시 올린 바 있다.
카벤더 이사는 중국 중산층이 아시아 제품보다 신뢰성이 높다는 이유로 외국산 제품을 구매하려는 의욕이 높다는 점을 들어 영양제와 건강보조식품, 유아용품에 특화된 미국 소기업들이 알리바바의 플랫폼에서 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클라크 회장은 호주와 뉴질랜드, 독일산 우유와 분유 제품이 지난해 광군제 당시 엄청나게 인기를 모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위스콘신주와 같은 지역의 낙농업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이들 낙농업자들이 중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만큼 타오바오나 T몰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중국어를 아는 인력이 고용될 수 있다. 알리바바가 상품의 국제 배송을 위한 물류센터를 미국에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물류센터는 고도의 자동화를 이룬 탓에 많은 인력도 필요치 않다. CNN은 이런 분석을 토대로 마윈이 약속한 100만명분의 일자리 창출은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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