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군 기관지가 3년 전 직위 강등을 수용한 장교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서면서 대규모 군 개편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지난 9일 5면 전면을 할애해 육군 제16집단군 모 특전여단 정치위원인 마바오촨(馬寶川) 대교(大校·한국의 대령과 준장 사이)를 비중있게 소개했다.
해방군보는 마 정치위원이 2013년 군 개편 때 제16집단군 한 사단(師) 정치위원에서 여단(旅) 정치위원으로 강등됐지만, 강등 첫날부터 훈련에 참가하고 대열의 선두에 서는 등 진취적으로 근무했다고 평가했다.
해방군보는 같은 해 2명의 대교가 사단장에서 여단장으로 강등됐다며 이러한 강등이 더 많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마 정치위원은 해방군보와 인터뷰에서 "점점 더 많은 사단장과 정치위원이 강등될 것으로 본다"며 자신의 경험이 곧 일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방군보가 마 정치위원 사례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향후 2차 군 개혁으로 직위가 강등될 장교들에게 롤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군이 작년 초 군 4총부 체제를 폐지하고 7대 군구(軍區)를 5대 전구(戰區)로 개편한 데 이어 2차 개혁에서 장교의 계급제도 개선과 군내 기구 개편 등이 예상되고 있다.
명보(明報)는 중국군이 올해부터 3년간 장교를 60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줄일 것이라고 지난달 보도했다.
캐나다의 중국 전문 군사평론지인 칸와(漢和) 디펜스 리뷰는 중국군이 독특한 자체 계급 직제인 대교를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 계급제도 개혁안을 내부 논의 중이라고 작년 11월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군 개혁에 따른 계급 강등과 특전 축소, 전역 등이 군 내 사기 저하와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군 전문가인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군의 선전 노력에도 장교의 직위 강등으로 군 사기가 크게 저하할 것이라며 적절한 퇴직금이나 보상 없이 중간급 장교들이 대거 강등됐을 때 군사 쿠데타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웡 회장은 "상당히 많은 사단장이 대교가 되기 전 수년간 복무했다"며 "장성 승진이라는 희망이 사라지면 이들이 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장시(江西)성 난창이공학원의 쩡즈핑(曾志平) 군사법 전문가는 2차 군 개혁이 더 많은 부대의 기득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행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사단장이 군단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채 여단장 강등을 거부하면 직위와 권한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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