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김은경 이승환 기자 =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이어지면서 중국 의존도가 큰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관광과 화장품 외에 식품, 패션 등 여러 업계가 중국으로의 수출과 현지 사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사드 배치와의 관련성이 직접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최근 통관 절차가 강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규제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잔뜩 긴장한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형 식품기업의 경우 대부분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 큰 문제가 없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제과시장 2위 업체인 오리온 관계자는 "아직 사드 배치 등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러나 계속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유와 우유 등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유업계도 최근 규제 강화와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작년 6월 국내외 분유업체의 브랜드와 제품 수를 각각 3개와 9개로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동시에 등록업체의 자격 요건과 제품 성분 관련 규정을 강화했고 성분 표시도 구체화하라고 명시했다. 규정은 작년 10월부터 시행됐다.
중국으로의 흰우유 수출도 급감세다.
대중국 흰우유 수출은 사드 배치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지난해 9월 말 이후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분유 관련 규제가 강화된 데다 우유 수출도 어려워졌다"며 "사드 배치에 따른 직접적인 규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지 소매상들이 국산 우유 판매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식품업을 하는 중소기업에게도 사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중국 진출 계획을 잡은 중소 식품업체들은 최근 제품 통관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죽염 제조업체 대표는 "한중 FTA 품목에 우리 회사 제품도 포함됐는데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 후 통관 자체가 어려워져 현지 진출에 차질이 생겼다"며 "중국 업체들도 초기에는 사업 협력에 호의적이었는데 최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계획을 수정해야 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화장품 업계는 중국이 한국산 화장품을 무더기 수입 불허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지난해 11월 수입 허가를 하지 않은 28개 중의 19개가 한국산 화장품이었다.
수입 불허로 반품된 한국산 화장품만 11t에 달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위생 허가 기준이 많이 강화됐고 통관 절차도 까다로워졌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이어지면 화장품 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패션업계도 동향을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 피해를 당하거나 제재받은 것은 없다"면서 "위험 요인이 발생하면 그것에 맞게 움직이려고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관광업계다.
중국 정부가 한국·중국 항공사들의 중국발-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하면서 관광객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 성수기를 앞두고 면세점과 호텔업계도 애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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