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KT 임원 진술 조서 공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미르재단에 11억원의 출연금을 낸 KT 임원이 '청와대 관심사항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2차 재판에서 검찰은 KT그룹 전인성 희망나눔재단 이사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이 조서에 따르면 전 이사장은 2015년 10월 24일 토요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으로부터 '뜬금없이' 재단 출연을 제안받은 뒤 전경련 박찬호 전무와 통화를 했다.
이 통화에서 전 이사장이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박 전무는 "중국과 한류 교류를 해야 한다고 해서 시급하다. 20개 대기업이 참여하니 KT도 참여해달라. 출연금 기준은 매출액 기준으로 위에서 정해서 내려올 것"이라고 대답했다.
전 이사장은 "한 페이지짜리 재단법인 미르 설립 추진계획서를 받아보고 나서야 11억원이 쓰여 있어서 KT 부담금이 11억원이란 걸 알게 됐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전 이사장은 '박 전무가 '청' 혹은 '청 경제수석'이라고 말해서 청와대가 미르재단을 추진했다는 것으로 이해했느냐'는 검사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며 "임원 간담회에서도 반대는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전 이사장은 "청와대 관심 사업이고 다른 기업이 참가하는데 어떻게 KT만 반대하느냐"면서 "전경련의 독촉이 너무 심했다"고 진술했다.
전 이사장은 미르재단 출연이 KT 입장에선 사실상 필요 없는 일이었다고도 진술했다.
K스포츠재단에 7억원의 출연금을 낸 것도 마찬가지로 청와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해해 돈을 냈다는 취지로 이사장은 진술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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