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행 가담' 10대 동거인에게는 징역 15년 선고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6살 입양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부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신상렬 부장판사)는 1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사체손괴·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양모 A(30) 씨에게 무기징역을, A 씨의 남편인 양부 B(47) 씨에게는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 씨 부부의 동거인 C(19)양에 대해서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여섯 살에 불과해 가정과 사회의 보호 아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권리가 있었다"면서"지속적인 폭행도 모자라 3개월 동안 물 한 모금도 입에 대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험을 반복한 끝에 죽음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키 92㎝에 몸무게 15㎏에 불과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도 사체를 손괴하는 등 철저하게 범행을 은폐했다"며 "피고인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엄벌을 내리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무관심에 대한 죄송한 고백이기도 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날 선고된 양형과 같이 A 씨에게 무기징역을, B 씨와 C양에게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15년을 각각 구형했다.
A 씨 부부와 C양은 이날 침울한 표정으로 짙은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섰다.
재판부가 선고 내용을 말할 때는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를 떨궜다.
A 씨 부부는 지난해 9월 28일 오후 11시께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벌을 준다'며 입양 딸 D(사망 당시 6세) 양의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물과 음식을 주지 않은 채 17시간가량 방치해 다음 날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적게는 5시간, 많게는 26시간 동안 아무런 음식도 주지 않고 D 양을 학대한 이들은 그사이 집 밖에 나가 고깃집에서 외식하고 영화를 본 뒤 귀가하기도 했다.
끔찍한 학대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D 양은 사망 당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였다.
검찰 조사에서 부부의 학대 행위는 올해 초 차량 구매로 3천만 원의 빚이 생기고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후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D 양이 숨지자 그동안의 학대 행위가 드러날까 두려워 포천의 한 야산에서 시신을 불태운 뒤 훼손했다. 평소 D 양을 학대한 C양도 A 씨 부부와 함께 시신훼손에 가담했다.
이들은 이튿날 승용차로 100㎞ 떨어진 인천 소래포구 축제장까지 이동해 "딸을 잃어버렸다"고 허위 실종신고를 했다가 행적을 추적한 경찰에 범행이 들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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