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건국대학교 김동은 교수와 이 대학 병원 안과 정혜원 교수 연구팀은 노인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노년 황반변성의 발병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4년 황반변성 환자와 정상인의 각막과 홍채 사이에 들어있는 액체인 '방수'의 단백질을 비교·분석한 결과, '케라틴8' 단백질 발현이 황반변성 환자에서 2배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새로운 질병 마커로 선정했다.
케라틴8은 세포 내 중간 섬유 중 하나로 세포의 골격 유지뿐만 아니라 세포 내 소기관의 위치와 형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황반변성 질병 마커인 케라틴8과 황반변성과의 병리학적 연관성 검증 연구에서 케라틴8이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된 망막색소상피세포를 '자가포식'이라는 대사작용을 통해 세포 사멸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영양소 고갈·산화 스트레스 등의 극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단백질 혹은 손상된 세포 소기관 등을 스스로 분해해 재사용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연구팀은 산화 스트레스를 받는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케라틴8의 발현량이 증가하고 케라틴8의 변화는 망막색소상피세포의 상피 세포성을 잃게 해 시각기능을 잃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라틴8의 재배열을 막기 위한 억제제 투여로 황반변성 생쥐 모델의 망막조직 변성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내용과 기존 약물(항암제)을 활용하는 신약 재창출을 시험 중에 있다"며 "이러한 후속연구는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의 후보물질 발굴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과 세포 생물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오토파지'(Autophagy) 저널 온라인판에 3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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