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원하는 건 정권교체…그것만 확실히 하면 돼"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1일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또는 제3지대와 손잡고 정치를 한다면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2일 귀국하는 반 전 총장의 대선 도전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반 전 총장은 참여정부 때 함께 했던 분으로, 유엔 사무총장 당선에도 참여정부가 많은 노력을 했다"며 "반 전 총장이 민주당과 손잡고 정치를 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현 정권의 연장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경북 경주 방문 때도 "반 전 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정권교체는 아니지 않으냐"며 "국민이 원하는 건 정권교체다. 그것만 확실히 하면 될 것 같다"고 발언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다만 '충청 대망론'의 기대가 큰 충북에서 역풍 등을 의식한 듯 반 전 총장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는 반 전 총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반 전 총장에 대해 뭐라 평하기는 어렵고, 검증과 인적 구성을 마친 내가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점에서 (반 전 총장보다는) 더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반 전 총장의 귀국일 전날 충북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도 "충청은 지방분권과 국토 균형발전의 중심인 데다 대선 승부를 좌우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고려해 찾은 것이지 그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일각의 반 전 총장 견제설을 일축했다.
최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일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고 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발언해 대해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문 전 대표는 "일본이 사죄하는 게 위안부 문제 해결의 기본이지 돈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와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그 내용도 소상히 밝히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총리가 맞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계 화두로 떠오른 개헌과 결선투표제 논의에 대해서는 "둘 다 지난 대선 때 공약했던 사안"이라며 "국민이 참여하고 주체가 되는 개헌이 돼야 하고, 결선투표제는 찬성하지만, 헌법상 가능한지는 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충북과 세종시가 갈등을 빚는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서는 "오는 4월 끝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지켜보면서 판단하면 될 것 같다"며 "다만 용역 결과를 절대적으로 따르자는 것은 아니고 지역갈등이 더는 커지지 않도록 상생 방안을 찾아보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문 전 대표와 환담한 이시종 충북지사는 KTX 세종역 설치 백지화를 비롯해 중부·경부 고속도로 확장,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청주해양과학관 건립 등 지역 현안의 대선 공약화를 건의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청주상공회의소에서 지역 경제인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청탁금지법' 저촉 대상에서 농축산물은 제외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청탁금지법을 만들 때 국회 법사위에서 현실적으로 고치려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왜 좋은 법을 빨리 못하느냐 나무라는 바람에 제대로 손보지 못하고 통과했다"며 "법 취지는 좋지만 적용해 가면서 부작용은 고쳐 나가는 쪽으로 손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재정 확대가 필요한 데 대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고, 거기서 얻은 세수를 중소기업 지원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경제공약을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청주 성안길에서 시민과의 만남에 나서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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