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작년 5월 취임 후 두 번째 중남미 순방에 나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순방국에서 잇따라 푸대접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타이베이타임스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지난 9일(현지시간) 저녁 5시에 니카라과에 도착해 6시 30분께부터 1시간 45분가량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과 회담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니카라과 관영 매체를 통해 생중계된 회담에서 변함없는 우방이자 완전한 국가인 대만이 다양한 국제행사나 국제기구에 지속해서 참여하는 것을 지원하겠다며 일부의 단교 우려를 불식시켰고 대만 방문 의사도 피력했다.
차이 총통은 오르테가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한다며 양국이 협력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나 차이 총통을 수행한 대만 취재진은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통보받지 못해 회담 현장을 취재하지 못했다.
니카라과는 정상회담에 배석한 리다웨이(李大維) 대만 외교부장(장관) 등에게도 회담의 생방송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리 부장은 대표단이 회담 개최 20분 전에 (회담 시간 관련) 연락을 받았다고 말해 니카라과 측이 일방적으로 정상회담 시간을 결정했음을 인정했다.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은 대만 대표단이 니카라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의 장지천(江啓臣) 입법위원은 "니카라과 정부가 대만 국가지도자의 방문 일정 공개와 언론 취재를 불허한 것이 양국 관계 악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며 정부가 니카라과의 결례에 관해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민진당의 자오톈린(趙天麟) 입법위원도 대만이 복잡한 국제 지위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외교부가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황중옌(黃重諺)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정상회담이 당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며 "오르테가 대통령이 열정적이어서 관영 매체에 생방송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앞서 차이 총통이 9일 방문한 온두라스에서 호텔 계산서에 대만 기자의 국적이 '중국 대만성'이라고 표시돼 국격 격하 논란이 일었다.
8일 미국 텍사스에서 차이 총통과 회동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차이 총통에게 중화권에서 '관계의 끝'을 의미하는 시계 선물을 해 중화권 문화에 대한 무지와 결례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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