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판한 소로스 쫓아내기…NGO 재산 신고 범위 확대도 추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억만장자이자 미국 민주당의 거액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의 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NGO)들을 '쓸어내야 한다'고 헝가리 여당이 공식 비판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헝가리 언론에 따르면 여당 페데스의 부의장인 스지라르드 네메스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소로스가 거대한 글로벌 자금과 정치적 정당성을 헝가리에 주입하고 있다면서 그의 지원을 받는 NGO가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런 단체들은 밀어내야 한다. 쓸어버리는 게 맞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국제적인 여건도 갖춰졌다"고 말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지지를 공식 표명하는 등 밀월 관계에 있는 반면 열성 민주당 지지자인 소로스는 작년 말 트럼프 당선인을 '잠재적 독재자', '사기꾼'이라고 표현하는 기고문을 쓰기도 했다.
오르반 총리는 2014년부터 10여 개 NGO들의 해체를 추진해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주로 회계를 문제 삼았는데 지금까지 구체적인 비리가 드러난 NGO는 없다.
이번에는 소로스의 지원을 받는 NGO들이 타깃이 되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소로스의 관계를 염두에 둔 압박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외국의 지원을 받는 NGO들이 난민 쉼터를 만들어 이들의 유입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달 헝가리 '888.hu' 인터뷰에서 "소로스는 전 유럽에서 퇴출당해야 한다. (그의 지원을 받는) NGO들도 어떤 목적으로 활동하는지 철저히 조사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헝가리 의회는 NGO 간부들의 재산 신고 의무를 확대하는 법안을 놓고 표결할 예정인데 여당이 이미 과반 의석을 차지해 통과 가능성이 크다.
헝가리 인권단체이자 일부 소로스의 지원을 받는 시민진보연맹(TASZ)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부가 시민단체를 상대로 어떤 일을 계획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결코 겁먹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