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서 네 번째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광기 어린 드러밍과 포효하는 보컬, 현란하게 질주하는 기타와 육중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베이스….
헤비메탈의 '살아있는 전설' 메탈리카는 건재했다. 멤버들의 평균 연령 53세로 쉰을 훌쩍 넘겼지만 '제왕'다운 면모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제임스 헷필드(보컬·기타), 커크 해밋(기타), 로버트 트루히요(베이스), 라스 울리히(드럼) 등 메탈리카의 네 멤버는 11일 저녁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1만8천여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하를 밑돌았지만 고척 돔은 록 팬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용광로처럼 끓어올랐다. 공연장 인근은 혈기 넘치는 10∼20대부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려는 30∼40대 직장인들까지 록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메탈리카의 내한공연은 지난 1998년, 2006년, 2013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공연은 10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하드와이어드…투 셀프-디스트럭트'(HARDWIRED…TO SELF-DESTRUCT) 발매를 기념하는 아시아 투어로, 메탈리카는 한국 공연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메탈리카는 이날 공연에서 '새드 벗 트루'(Sad But True), '원'(One), '마스터 오브 퍼페츠'(Master of Puppets), '포 훔 더 벨 톨즈'(For Whom the Bell Tolls), '디 언포기븐'(The Unforgiven), '식 앤 디스트로이'(Seek and Destroy)등 과거의 히트곡과 새 앨범 수록곡 '하드와이어드'(Hardwired), '아틀라스, 라이즈!'(Atlas, Rise!), '나우 댓 위아 데드'(Now That We're Dead) 등 총 18곡을 2시간 10여 분 동안 선보였다.
공연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오후 9시 무대에 오른 메탈리카는 새 앨범 수록곡 '하드와이어드'와 '아틀라스 라이즈!'로 힘차게 포문을 열었다.
이어 '새드 벗 트루'와 '하베스트 오브 소로'(Harvest of Sorrow) 등 전성기 시절 히트곡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특히 전장(戰場)을 연상시키는 레이저 조명과 함께 포탄이 터지는 효과음이 들리자 관객들은 돔구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이어 귀에 익숙한 기타 멜로디와 함께 대표곡 '원(One)'이 흘러나오자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적막을 찢는 기타와 지축을 울리는 드럼 사운드에 록 팬들은 양손을 번쩍 들고 헤드뱅잉을 하며 환호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마스터 오브 퍼페츠'였다.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드라마틱한 구성이 인상적인 '마스터 오브 퍼페츠'는 그야말로 메탈리카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곡이다.
1만 8천여 명의 관객이 목청 높여 부른 '마스터 오브 퍼페츠'의 후렴구는 돔구장을 가득 채웠다. 이어 한국 팬들은 '마스터 오브 퍼페츠'의 기타 리프를 허밍으로 떼창하며 장관을 연출했다. 이번 '마스터 오브 페페츠' 무대는 메탈리카와 팬들의 환상적 호흡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이었다.
한국 팬들은 1998년 메탈리카의 첫 내한공연 당시 모든 곡을 따라 부르는 엄청난 열정으로 메탈리카 멤버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팬"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엔딩 곡으로 '식 앤 디스트로이'를 선보인 메탈리카는 '앙코르'를 외치는 팬들의 성원에 다시 무대에 올라 '배터리'(Battery), '낫싱 엘즈 매터스'(Nothing Else Matters), '엔터 샌드맨'(Enter Sandman)을 들려주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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