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효과?'…美경찰 76% 적시에 공권력 사용 주저하게 돼

입력 2017-01-12 07:40  

'퍼거슨 효과?'…美경찰 76% 적시에 공권력 사용 주저하게 돼

퓨리서치 여론조사…비무장 흑인 살해 두고 국민과 큰 괴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경찰의 잘못된 공권력 사용으로 비무장 흑인이 잇달아 사망한 사건으로 지난 2년간 미국 사회가 요동친 가운데 미국 경찰의 76%는 이 사건의 영향 탓에 정작 공권력 집행이 필요한 순간 무력 사용을 주저하게 된다고 답했다.

여론조사연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경찰 여론조사를 보면, 경찰의 86%가 경찰의 비무장 흑인 연쇄 살해 사건 이후 직무 수행이 더욱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93%는 해당 사건 이후 자신의 안전을 더욱 걱정하게 됐다고 응답했고, 75%는 경찰과 흑인의 관계가 더욱 날카로워졌다고 택했다.

또 경찰 응답자의 72%는 수상한 사람을 불러 세워 의문 사항을 묻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소극적인 경찰의 공권력 집행 현상을 두고 '퍼거슨 효과'라고 불렀다.

2014년 8월 미국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이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한 '퍼거슨 사건'은 이후 경찰 훈련 방식 개선, 사법 시스템 개혁 등을 촉구하며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경찰 지휘부와 정책 수립자들은 퍼거슨에서와 비슷한 사건이 전국에서 연쇄로 터진 바람에 수세에 몰린 경찰이 소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며 이를 '퍼거슨 효과'의 영향이라고 파악했다.

국민에게 나중에 비판을 받을까 봐 두려워 경찰이 치안에 덜 주도적으로 나서는 경향을 일컫는 현상이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54개 경찰국 소속 경찰 7천91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 19일부터 8월 14일까지 광범위한 온라인 인터뷰를 벌였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장과 게이 매카시 전 시카고 경찰국장은 시카고를 비롯한 일부 대도시에서 강력 범죄가 증가한 것을 두고 경찰의 소극적인 대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거리에서 수상한 사람을 불시에 검문하는 경찰이 줄어 범죄로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비무장 흑인의 연쇄 사망 사건을 바라보는 경찰의 시각도 인종에 따라 크게 달랐다.

백인과 히스패닉 경찰의 72%는 경찰에 의한 비무장 흑인의 연쇄 살해 사건이 개별 사건이라고 본 데 반해 흑인 경찰의 과반인 57%는 '광범위한 문제의 징후'라고 파악해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는 시각을 보였다.

또 백인 경찰의 90% 이상이 '미국은 백인과 같은 권리를 흑인에게 주려는 변화를 이룩했다'는 명제에 동의한 데 반해 흑인 경찰의 69%는 '미국은 백인과 같은 권리를 흑인에게 주려는 변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백인 경찰은 이미 흑백 동등 권리 시대가 열렸다고 판단했지만, 흑인 경찰의 대다수는 흑백 동등 권리를 이루려면 아직 멀었다고 본 셈이다.

같은 사안을 바라보는 경찰과 일반인의 괴리도 심각했다.

경찰 응답자의 67%가 경찰에 의한 비무장 흑인의 연쇄 사망 사건이 개별적이라고 봤지만, 일반인의 60%는 개별 사안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찰 응답자의 68%는 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와 같은 시위가 경찰을 향한 오래된 편견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했고, 시위대가 문제를 일으킨 경찰에게 책임을 묻고자 진실한 열망에서 거리로 나왔다고 본 경찰은 35%에 불과했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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