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유럽에 혹한이 닥친 가운데 그리스가 영하의 날씨에 비닐 천막에 의지해 생활하는 에게해 섬의 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려 군함을 투입했다.
그리스 해군함은 레스보스 섬 모리아 난민촌에 있는 500명이 묵을 수 있도록 침대와 매트리스, 이불 등을 갖추고 11일(현지시간) 도착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군 관계자는 "그들이 얼마나 오래 배에 머물게 될지 우리도 모른다"며 "승선한 모두 따뜻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이 난민 위기에 국경을 닫으면서 전쟁과 빈곤을 피해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지의 고향을 떠난 난민 상당수가 유럽행 꿈을 이루지 못했다.
유럽연합(EU)과 터키의 협정에 따른 송환 절차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이들은 결국 그리스에 발이 묶였다.
그리스는 침체한 경제를 살리지 못한 와중에 오도 가도 못하는 난민들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니스 무잘라스 이민장관은 천막에서 거주하는 난민들에게 호텔을 임시 거처로 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먼저 살펴야 할 법적이고 공적인 보호 업무들이 있다"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아 난민촌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큰불로 큰 피해를 봤으며 이후 1천500명가량이 겨울용이 아닌 천막으로 옮겼다.
레스보스뿐 아니라 에게해 곳곳의 섬에만 1만5천명이 6천명을 수용할 만한 시설에서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섬을 떠나 그리스 본토로 건너간 난민 신청자 2천500∼3천명도 난방이 되지 않는 천막이나 창고에 머무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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