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바라보고 변호사와 나란히 2대2로 조사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1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 건물 도착 후 취재진, 시민단체 회원들에 둘러싸여 전쟁을 치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진짜 '전쟁'은 조사실에 도착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이 부회장이 향한 곳은 17층과 19층에 있는 영상녹화조사실 중 한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특검팀이 공개한 조사실을 보면 한가운데에 네 명이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다. 구석에는 PC와 프린터, 공기청정기도 각각 한 대씩 있다.
PC 모니터 뒤편 벽면에는 가로 2m, 세로 1m쯤 되는 거울이 있다. 조사실에서는 거울로 보이지만 반대편 방에서는 조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특수유리다.
이 조사실의 테이블에 특검팀과 이 부회장이 마주 앉는다.
특검팀에서는 '뇌물공여' 등의 사안이 '최순실 게이트'의 주요 쟁점인 만큼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뇌물공여' 의혹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팀장 윤석열(57·23기) 검사가 직접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부회장의 맞은편에 앉을 또 다른 사람은 '대기업 수사 전문가'로 꼽히는 한동훈(44·27기) 부장검사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윤 팀장과 한 부장검사의 앞에 변호인과 나란히 앉을 가능성이 크다.
조사실에 들어간 변호인은 한 명이지만 삼성 측은 이미 특수통 출신 전직 검사장과 특검보 경력이 있는 변호인을 선임했다.
조사실에 이 부회장 측과 2대2로 마주 앉은 특검은 바깥에서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할 삼성의 '맞춤형' 변호인단과도 치열한 법리 전쟁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조사가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진행되는 만큼 양측이 주고 받는 말은 모두 녹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녹화조사는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또는 사건 관계인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조사절차의 투명성 및 조사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4년부터 도입됐다. 현재는 전국 모든 검찰청에 영상녹화조사실이 설치돼 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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