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마시면 폐를 깨끗하게 하고 목에 수분을 공급해 스모그로 인한 병에 맞설 수 있게 한다는 중국의 '스모그방지차'가 별다른 효과가 없고 믿을 수도 없다는 주장이 12일 나왔다.
류칭취안(劉淸泉) 베이징중의병원 원장은 최근 관영 중앙(CC)TV에 출연해 "호흡계와 소화계는 별도의 조직"이라며 "대부분의 스모그방지차는 장기 복용할 경우 문제를 유발하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원장은 "미역을 먹으면 폐 안의 스모그 성분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스모그가 폐 안에 정지해 있느냐"고 반문하고 "기침은 폐 안의 이물질을 청소하는 것이며 폐는 자연정화 시스템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약용 차를 마시는 것을 권유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차를 마시는 대신 식사 습관을 조정하고 개인의 면역체계를 증진하는 것이 스모그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도 공기정화기를 사용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스모그와 싸우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최근 사상 최악의 스모그로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전통 한방 약재를 섞어 스모그의 독소를 퇴치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말린 꽃잎이나 뿌리 같은 약초를 섞어 마시는 이런 관습은 특정 약초 혼합물을 복용하면 건강이 좋아지거나 몸 안의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다는 중국의 의학적 신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스모그방지차는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에서 20위안에 살 수 있으며 중국 신문들도 2, 3년 전부터 스모그를 없애고 폐를 청소하는 차가 약국에서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기사로 소개하고 있다.
한편 흉부외과 의사인 자오샤오강(趙曉剛) 박사는 최근 스모그와 폐암의 상관성을 설명하는 영시 '나는 왕이 되고 싶다(I Long to be King)'를 공개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의 인물로 부상했다.
상하이 퉁지(同濟)대 부속병원 흉부외과의 자오 부교수는 환구시보(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폐암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스모그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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