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다른 환자가 사용했던 링거 호스를 2살 된 여자아이에게 재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8시께 경남 사천시 한 병원에서 장염에 의한 탈수현상을 보인 A(2·여)양에게 간호사가 링거를 놓는 과정에서 폐기물통에 버려졌던 호스를 주삿바늘에 연결했다.
폐기물통에 버려진 호스 일부가 침대 위에 올려져 있자 이를 새 호스로 착각한 것이다.
이 호스에는 약간의 피가 묻어 있었으며 수액도 조금 남아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A양의 어머니 B(36)씨가 항의하자 간호사는 주삿바늘을 뺀 뒤 의사를 불렀다.
의사는 "만약 감염됐다면 두드러기 등 특정 증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살펴본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혈액감염 여부는 병원에서 책임지고 추가 검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B 씨는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4일이 지난 뒤 갑자기 A양의 배가 부풀어 오르며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놀란 B 씨는 진주의 한 병원에 딸을 입원시켰다. 병원에서는 장폐색 진단을 내렸다.
B 씨는 사천의 병원에서 링거 호스를 재사용하고 후속 조처도 제대로 하지 않아 딸이 아프다며 해당 병원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병원은 링거 호스를 잘못 연결한 과실은 인정하며 A양의 혈액감염 여부는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지켜본 뒤 이상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실수로 링거 호스를 잘못 연결한 것은 인정하나 장폐색은 링거 호스 재사용과 의학적 연관성이 없다"며 "혈액검사를 해본 뒤 병원이 책임질 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책임을 지겠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B 씨 진술을 토대로 병원 관계자를 불러 적절한 후속 조처 여부 등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만한 부분이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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