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에 전례 없는 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부 피렌체 인근의 난민 숙소에서 불이 나 소말리아 난민 1명이 사망했다.
12일 뉴스통신 안사에 따르면 피렌체 인근 세스토 피오렌티노의 한 난민 거주 건물에서 11일 밤 늦게 화재가 발생해 소말리아 국적 난민 알리 무제(44)가 죽고, 다른 2명이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화재가 난 장소는 버려진 가구 공장을 난민 숙박 시설로 개조한 곳으로 소말리아 출신을 포함한 아프리카 난민 80여 명이 살고 있다.
경찰은 추위에 몸을 녹이려던 난민이 난방을 위해 켠 불이 옮겨 붙으며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2년 동안 이 시설에 머물며 예비 난민 자격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진 사망자는 당초 화재가 난 건물에서 무사히 탈출했으나 이탈리아에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가지러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화재로 터전을 잃은 난민 가운데 약 50명은 이날 세스토 피오렌티노 현청 앞에서 "이탈리아 정부 때문에 난민이 죽었다. 부끄러운 줄 알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겨울 날씨가 비교적 온화한 발칸 반도 국가에서는 최근 북극에서 추위가 엄습한 탓에 제대로 난방이 되지 않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난민들이 잇따라 동사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 주말 강추위로 난민과 노숙자를 포함해 총 8명이 숨졌고, 불가리아에서는 지난 주부터 몰아닥친 추위로 최근 난민 3명이 동사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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