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입자' 힉스 발견에 "유레카"…쉽게 쓴 입자물리학의 세계

입력 2017-01-13 10:49  

'신의입자' 힉스 발견에 "유레카"…쉽게 쓴 입자물리학의 세계

'힉스, 신의 입자 속으로'·'젭토스페이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2012년 7월4일 스위스와 프랑스 접경지역 한 연구소에서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소립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 순간 전 세계 물리학자들은 "유레카"('알아냈다'는 뜻의 그리스어)를 외치며 환호했다.

힉스 입자는 1964년 물리학자 피터 힉스와 프랑수아 앙글레르에 의해 그 존재가 이론적으로 추론됐으나 오랫동안 실체를 확인할 방법을 찾지 못해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조차 힉스 입자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데 100달러를 걸었다 돈을 잃었다고 한다. 힉스 입자는 '신(God)의 입자'로 불리지만, 원래는 관찰이 극도로 어려워 '빌어먹을(Goddamn) 입자'로 불렸다는 일화도 있다.

짐 배것이 쓴 '힉스, 신의 입자 속으로'는 힉스 입자 발견의 연대기를 담았다.

현대 물리학자들은 지구와 세계, 우주 탄생의 비밀을 캐기 위해 기존 이론들을 종합한 '표준모형'이란 이론을 만들어냈으나, 여기에도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결함을 해결하기 위한 열쇠가 바로 힉스 입자다.

표준모형에 따르면 우주 만물은 137억년 전 빅뱅을 통해 우주가 탄생할 때 형성된 12종의 소립자로 이뤄져 있고, 이들 소립자는 대폭발 직후 힉스 입자로 구성된 에너지 공간인 '힉스 공간'을 통과하면서 질량을 갖게 것으로 추정된다.

12종의 소립자가 모두 발견된 탓에 힉스 입자는 우주의 비밀을 밝힐 마지막 퍼즐로 간주돼 왔다.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저술가인 짐 배것은 힉스 입자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온 수많은 과학자와 실험가들의 이야기를 한편의 소설처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재기 넘치는 스토리텔링은 어렵고 따분하게 생각돼온 물리학을 흥미 있고 생동감 넘치는 이야깃거리로 만든다.

김영사. 박병철 옮김. 304쪽. 1만3천500원.




'젭토스페이스'는 존재가 예견된 뒤 48년 만에 인류 앞에 모습을 드러낸 힉스 입자의 베일을 벗겨가는 물리학자들의 지난했던 모험을 담고 있다.

힉스 입자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증명해낸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의 연구 과정과 지하 100m 아래에 길이 27㎞의 원형터널 형태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강입자가속기(LHC)에서 재현한 미니 빅뱅(우주대폭발) 실험을 통해 힉스 입자를 찾아내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아울러 입자물리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지식부터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필요한 남겨진 현대 물리학의 과제까지 개괄한다.

저자인 CERN의 이론물리학자 잔 프란체스코 주디체는 이론물리학자들의 자유로운 상상력만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힉스 입자가 검출된 극소의 공간을 젭토스페이스(zeptospace)라고 명명한다. 젭토(zepto)는 10의 마이너스 21제곱으로 1젭토미터는 1㎜의 10억분의 1의 10억분의 1에 해당한다.

휴머니스트. 김명남 옮김. 440쪽. 2만원.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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